겨울 세난도어 올드랙 등정
— 10/07/15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차라리 훈훈한 기운을 동반한 미풍은 귀및머리를 날리며 지나가고
철쭉마져 이 겨울에 꽃봉우리를 피우려 소담스레 곳곳에 흐드러져 망울져 있다.
결빙의 바위가 위험하다 하여 앵콜 산행으로 택한 OLD RAG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제 2의 산행지를 물색하고 변경하려 했었는데
하늘이 우리를 어여삐 여기사 이상기온인 화창한 봄날씨를 주셔
예정대로 우리에게 항시 썩소를 띄우고 있는 올드랙 산을 등정하러 나섰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것만 같은 비탈진 6시간의 등반길에
질퍽한 산행로가 옥의 티로 우리를 성가시게 했지만
천국같은 웨스트 버지니아의 셰난도어의 장관은
십년묶은 체증이 내려가듯 가슴 언저리가 시원해졌다.
비록 지리한 소방도로 3.5마일의 하행길이지만 동료들이 함께걸으며 얘기꽃을 피우니
군데군데 솟아오르는 천연약수를 한웅큼씩 떠 목을 축이니 그맛은 그야 말로 꿀차맛 이상이고
낙엽쌓인 갓길이 양탄자처럼 부드럽게 피로한 발을 어루만져 준다.
한갑자를 넘으신 이 천대자 회원의 생신을 챙겨 케익에 촛불을 켜니
나이를 넘은 우정과 젊음이 온산을 붉게 물들이면서
서산의 낙조는 더욱 검붉은 보랏색으로 불타고 있었다.
포토: 미주산 (mij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