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로꾸와 투쉐이(Fluke & Touché)
— 11/21/17
후로크(Fluke)는 골프나 당구에서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요행으로 우연히 맞아떨어진 행운의 타구를 지칭하는Fluke의 일본식 영어 발음이다 그러니까 게임에서 누가봐도 고유한 의도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용케도 결과가 좋아진 경우에 겸연쩍게 머리를 긁으며 그렇게 쓰여지는 용어로 나이가 지긋한 쪽에 속한다면 한번쯤은 들어본 말일것이다
딸아이 이야기좀 해야겠다 매년 벼르기만 하던 딸이 간호사로 밤일도 마다하지 않고 극성을 떨더니 이번에야 비로서 첫 집을 샀다 김씨가 한몫하지 않은 우물이 없다고 딸아이가 집을 사는데 직업이 직업인지라 나도 그야말로 한몫을 했다 대부분의 젊은 아이들이 그렇듯 적지않은 수입에도 잦은 외식과 휴가등으로 모아놓은 목돈이 적었고 따라서 다운페이가 적어 매달 비용처럼 나가는 적지않은 모기지 보험을 피할수 없었다
수풀이 있고 덤불이 있어야 도깨비도 재주를 구르는건데 참으로 난감했다. 꼭 아는척을 하고 싶기에 서류를 다시 검토하고 이러저래 노력을 기울이는 도중에 작은 기적은 뜻밖에도 기대치 않았던 집감정에서 왔다 인근에 이제 막 구매된 집가격으로 그로인해 초래된 바로 상향조정된 집감정서가 나올 수 있었고 따라서 같은 금액의 다운페이가 평가절상되어 올라가니 요행히도 모기지 보험을 떼어낼수 있었다 허나 집가격을 생각해보면 전문가로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므로 그것은 요행에 힘입은 바가 더 컸다
내막을 잘모르는 딸아이는 물론 엄마의 능력으로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제법 성숙하게 감사표시를 하였고 나는 오로지 사건의 전모를 밝히지 않음으로 그 모두가 내덕인양 앙큼을 떨어 아직도 내딸은 그것이 온전히 내덕인줄 알고 있다 고백하건데 우연히도 남의 의존해 그렇게 되었으니 그건 후로크에 더 가까운 일이었다
이에 반해 투쉐이(Touché)는 펜싱에서 칼끝과 선수들의 방어장비 사이에 요즘처럼 전기장치가 마련되지 않던 시절에 서로 공격을 가하고 막아내는 동안 자기가 일격을 당했음을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대단히 신사다운 실토의 표시로 외치던 불어이다 훗날에는 논쟁과 같은 겨룸에서 상대의 일격이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어 그 일가견을 인정을 할 수밖에 없을때 상대방쪽에서 깨끗한 인정의 표시로Touché를 외치어 스스로의 미흡을 인정하는데 사용되어진다
다시 딸이야기다. 이민가정에서 세대간 마찰로 종종 있는 고민과 질곡이 있듯 생각해보면 낯선땅에서 딸아이의 양육이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은 그런 구비가 내게도 있었다 당시에 내가 딸아이로부터 받는 지배적인 감정은 딱히 엄마에게 이야기하여도 위로받지 못하는 불통과 그로인해 받는 스스로의 좌절 같은 것이었으리라 엄마를 향한 은근한 무시도 함께 실어서 였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은 흘러 가을에도 피는 꽃이 있듯 정말 다행히도 딸아이는 고맙게 잘 자라주어 이제 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못난 애미가 한 몫을 한 집에서 첫 잠을 자며 축복같이 눈내린 어느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실 것이다. 나만의 상상이 아니라면 어쩌면 우리 딸은그리하여 마음속으로 엄마를 향해 무심코 독백같은 그녀만의 “투쉐이”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엄마! 엄마의 세상보기도 일가견있어 유효!그리고 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