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정부가 2일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모두 40%로 현행보다 각각 20%, 10%포인트씩 하향 조정함으로써 가계부채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한 영세 사업자들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이날 발표된 LTV·DTI 규제 감독규정 개정안 시행까지는 2주일이 걸릴 예정이다. 따라서 강화된 규제는 이달 중순 대출승인분부터 적용된다.


정부가 LTV와 DTI를 강화한 배경은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1400조원에 육박한 가계대출을 연착륙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세계일보가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대비 주담대 잔액 비율을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기준 71.89%를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도 지난 1월 360조6301억원에서 지난달 366조5359억원으로 6개월 만에 5조9058억원(1.6%)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도 498조2034억원에서 509조8131억원으로 11조6097억원(2.3%) 늘었다.


금융권은 8·2대책이 가계부채 연착륙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지역 차주들의 평균 LTV·DTI는 각각 50∼55, 35∼40%가량이다. 이날 대책으로 LTV·DTI가 모두 40%로 강화되고, 여기에 주담대 1건 이상을 보유한 세대는 30%씩으로 더 하향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치로 볼 때 상당히 강력한 규제”라며 “새로 LTV와 DTI가 적용되는 지역에서 대출 수요가 많이 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LTV와 DTI를 지나치게 강화하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자금이 풍부한) 투기자들은 빠져나가고 실제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 쪽에 영향이 클 것이다”고 지적했다. 우선 대출 수요가 주담대보다 리스크 관리가 힘든 신용대출로 몰릴 수 있다. 신용대출은 LTV와 DTI의 적용을 받지 않는 탓이다.


실제 지난달 5개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2조5289억원으로 지난 1월 89조2523억원에 비해 3조2766억원(3.54%)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 증가세보다 빠른 속도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돈이 필요한 차주들이 신용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을 통해 사업자금 등을 마련했던 자영업자 등 생계형 대출자들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미 LTV·DTI 한도만큼 대출을 받은 차주의 경우, 추가 자금 융통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원승연 명지대 교수(경영학과)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LTV, DTI 강화로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어려워져 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LTV와 DTI 적용을 받지 않는 개인사업자 대출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5개 은행의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90조1604억원으로 지난 1월 180조384억원보다 9조7764억원(5.4%)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약 90%가 변동금리로 금리인상기에 취약하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8·2대책을 보완할 방안들을 담을 방침이다. 대출 시 주담대 외에 다른 부채까지도 고려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차주의 미래소득까지 감안해서 대출액을 결정하는 ‘신DTI’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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