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우크라 방공·유럽 안보 역할 확대 논의

미국과 영국 외교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안보의 새로운 역할 분담을 논의했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방공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유럽이 자국 방위와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더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점이 회담의 중심에 놓였다. 우크라이나의 요구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레이더, 정비부품의 추가 공급에 집중된다. 러시아가 저가형 드론과 고속 미사일을 함께 발사하면 우크라이나는 값비싼 요격탄을 빠르게 소모하게 된다. 지원국도 자국 방공과 다른 분쟁지역의 수요를 고려해야 하므로 생산량 확대와 장기 구매계약이 없으면 지원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유럽 전체의 안보와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성공한다면 동유럽 국가의 국방비와 군사배치가 장기간 확대될 수 있다. 유럽은 미국의 지원을 전제로 움직이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탄약 생산과 방공망, 군수수송을 자체적으로 강화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나토 동맹의 역할도 다시 조정되고 있다. 미국은 유럽 회원국이 방위비와 병력, 군수산업에 더 많이 투자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영국은 미국과 유럽 사이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려 한다. 유럽의 방위력 확대가 미국과의 결별이 아니라 동맹 내부의 부담 분담으로 설계돼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회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안보와 이란 핵 문제도 논의됐다. 중동에서 방공미사일과 해군전력이 소모될수록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장비와 정치적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 두 전쟁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지만 서방의 탄약과 예산, 외교역량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공동성명보다 실제 생산계약과 배치계획에서 확인될 것이다. 유럽이 방공체계와 탄약공장을 확대하고 미국이 핵심 기술과 정보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면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이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단기적인 무기 이전에 그치면 러시아는 서방의 재고와 정치적 피로가 커질 때까지 공격을 반복하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유럽 각국은 공동구매와 호환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서로 다른 방공체계를 개별적으로 도입하면 요격탄과 정비인력, 데이터 연결이 복잡해진다. 나토 차원의 표준화와 공동재고가 마련돼야 긴급 상황에서 장비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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