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성장률 급락·아람코 이익 급증…경제 양극화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가 중동전쟁과 에너지 수출 차질로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한 반면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고유가에 힘입어 막대한 이익을 냈다. 같은 국가 안에서 석유기업의 수익과 가계·서비스업의 체감경기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전쟁이 산유국 전체에 일방적인 이익을 준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다. 아람코는 높은 원유 가격과 정제마진으로 큰 수익을 확보했다. 생산된 원유의 일부가 해협과 항만 문제로 수출되지 못하더라도 시장가격이 오르면 판매 가능한 물량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부는 배당과 세금으로 재정을 보완할 수 있지만 수출 물량 감소와 시설 방어비용도 함께 부담한다. 사우디 국내경제는 관광과 건설, 항공과 소비 분야에서 전쟁의 충격을 받는다. 외국인 방문객이 줄고 물류와 보험료가 오르면 대형 개발사업의 비용과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 에너지와 담수화, 식품 수입비가 상승하면 가계의 생활비도 높아진다. 석유기업의 이익이 모든 산업과 주민에게 즉시 전달되지는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다변화 계획에도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초대형 도시와 관광, 스포츠와 첨단산업 프로젝트는 안정적인 외국자본과 인력, 공급망을 필요로 한다. 중동이 장기적인 전쟁지역으로 인식되면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률과 보장을 요구하거나 사업을 연기할 수 있다. 재정정책은 아람코 배당을 경기방어에 사용할 수 있지만 지출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 군사와 보안, 취약계층 지원이 늘어나면 장기 개발사업에 사용할 자금이 줄어든다. 고유가가 유지되는 동안 재정을 안정시키고 부채를 관리하지 않으면 유가 하락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사우디의 엇갈린 성적표는 자원 부국도 해상안보와 국내 수요, 산업 다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람코의 이익을 재정안정과 생산성 향상에 연결하고 중소기업과 가계의 비용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쟁으로 얻은 일시적 가격 이익보다 안정적인 수출과 투자환경을 회복하는 것이 장기 성장에 더 중요하다. 고용 측면에서도 석유산업과 서비스업의 차이가 크다. 아람코의 높은 이익은 자본집약적 사업에서 발생해 관광과 소매, 건설의 일자리 감소를 곧바로 보완하지 못한다. 정부는 재정수입을 직업훈련과 중소기업 금융, 지역 소비 회복에 연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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