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둔화와 한국 수출 급증…엇갈린 아시아 경기 신호
11/03/26중국의 제조업 지수가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시점에 한국의 수출은 이례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아시아 제조업 경제권에서 나타난 두 결과는 세계 경기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수요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에 따라 기업과 국가가 체감하는 경기가 크게 달라진다.
중국의 10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49.3이었다. 전월의 50.1보다 낮고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도 밑돌았다. 신규 주문과 수출 주문이 약해졌다는 점에서 공장 가동을 뒷받침할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다. 첨단 분야의 투자와 전통 산업의 부진이 공존하는 중국 경제의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국의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3.7% 늘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59.4%로 훨씬 높았다. 인공지능 서버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가 강하게 유지된 결과다. 다만 지난해와 달라진 추석 연휴 일정으로 조업일수에 차이가 생긴 점도 큰 폭의 증가율을 설명하는 요소다.
이 두 통계를 단순 비교해 중국의 제조업이 무너지고 한국 제조업 전체가 호황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PMI는 기업이 체감한 전월 대비 방향을 보여주고,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금액의 변화를 나타낸다. 지표의 측정 대상과 비교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통으로 읽을 수 있는 사실은 수요의 편중이다. AI 설비투자에 연결된 반도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중국 내수와 전통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한국에서도 수출 증가의 상당 부분이 특정 품목에 집중돼 있어 업황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앞으로 중국의 소비와 신규 주문이 회복되는지, 한국의 반도체 이외 품목도 수출 증가세에 합류하는지가 중요하다. 조업일수 효과가 줄어드는 다음 통계에서 이러한 차이가 유지된다면 일시적 수치 변동보다 산업별 수요 구조의 변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