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특혜 의혹 비리 "이상득, 박태준에 정준향 회장 요청"

이상득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있던 대기업 포스코에 자신의 최측근인 박모(57)씨를 부탁한다며 포항제철 소장을 두번 만났다.“내가 지금까지 5선을 하며 부탁을 한 적이 없다”면서 박씨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특별보좌역을 포스코 사장에게 보내 “박씨가 포스코켐텍(현 포스렉)의 외주용역을 수주하게 해 달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정준양(67) 당시 포스코 회장은 이 전 의원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포스코 회장 교체기였던 2008년 말 이 전 의원은 박태준 명예회장을 만나 ‘정준양 회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었다.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같은 요구를 했고, 이런 정치권의 압력이 2009년 3월 현실화한 뒤였다.


포스코는 2008년 11월 이미 누군가에게 주기 위한 ‘기획법인’으로 티엠테크라는 회사를 만들어두고 있었다. 티엠테크의 지분 70%가 박씨의 처형 명의로 정리됐다. 박씨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의 수사 착수 이후인 지난 5월까지 급여와 성과급 등으로 총 11억8000여만원을 받았다. 검찰이 조사해 보니 박씨는 정작 티엠테크의 위치도 몰랐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에 먹고살 만한 것이 있는지 알아보라”며 다른 측근도 챙겼다. 포항시 불교단체 사무총장으로 자신의 불교 신도 상대 선거운동을 지원했던 외조카 채모(56)씨를 도와줬다. 이렇게 2010년 7월 창고관리업체 뉴태성이 설립됐다. 이 전 의원은 “형제간에 약값도 없었다”며 고종사촌 박모씨도 혜택을 받게 했다.


이 전 의원은 2010년 12월 오랜 지인의 사위 정모(56)씨를 위해 대기측정업체 원환경도 만들어줬다. 이번에도 박씨가 포스코를 찾아 “하나 더 도와줘야겠다”고 부탁했다. 그 사이 이 전 의원은 포스코의 해결사 노릇을 했다. 고도제한 규정을 어겨 2009년 8월 중단된 포항 신제강공장 공사가 재개되게끔 국방부를 상대로 애썼다.


이 전 의원은 올 들어서는 “그간 고종사촌이 받아왔다”며 뉴태성과 원환경에서 매달 300만원씩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새로 개설한 사무실 운영비 조달을 위해서였다. 지난 2월 600만원을 받았는데, 3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만뒀다.


검찰은 29일 약 26억원의 금전적 이득을 챙긴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이 전 의원을 기소하며 “실세 정치인이 먼저 특혜를 요구한 권력형 비리”라고 밝혔다.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구속을 피한 이 전 의원은 검찰 수사 결과가 모두 틀렸다고 주장한다. 부실 저축은행에서 검은돈을 받은 죗값을 치르고 출소한 지 2년 만에 다시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회장 선임을 뇌물로 보답한 부패 기업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재계에서는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는 볼멘소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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