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판사 비난 하다 역풍 맞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를 비난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야당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지도까지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마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보다는 '판사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입장차를 드러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5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제임스 로바트 판사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신공격성 트윗에 대한 견해를 묻자 "판사들을 지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때때로 우리 모두는 (판사들에) 실망한다. (그러나) 나는 판사들을 개인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사 비난이 잘못됐다고 공개로 지적한 셈이다.


공화당 소속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도 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한테는 '소위(so-called) 판사'는 없다. '진짜 판사'만 있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소위 판사' 언급을 비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나는 그런 단어를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한테는 소위 판사도 없고 '소위 상원의원'도 없고 '소위 대통령'도 없다"며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의 법 집행력을 빼앗아 간 소위 판사라는 자의 의견은 터무니가 없으며 뒤집힐 것"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판사가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에게 우리나라를 열어줬다. 나쁜 사람들이 매우 기쁠 것"이라며 로바트 판사를 대놓고 공격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지 않은 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로바트 판사의 반이민 행정명령 중단 결정에 대한 질문에 "그는 분명히 그런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가 그 명령에 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정부는 법적 절차를 통해 다시 행정명령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번 조치는 전적으로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사를 인신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6월 대선 경선 때 사기 혐의로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던 '트럼프 대학' 사건과 관련해 곤살레스 쿠리엘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가 대학 내부 서류 공개와 함께 대선 직후 자신의 법정 출석을 명령하자 그가 멕시코계이기 때문에 자신을 증오하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하는 만큼 이번 재판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해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한편,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반이민 행정명령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결정을 사법부에 맡기지 않고 그것을 강제 집행할 입법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발동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적법한지는 법원들이 결정할 것"이라면서 "나는 그같은 여행에 대한 저지 또는 종교적 테스트가 적절한 심사와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도 살인자가 수도 없이 많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결백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살인행위'와 미국의 과거 행위를 비교한 것에 대해서도 직접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아니다. 난 러시아인들의 행동방식과 미국의 행동방식 간에는 어떠한 같은 점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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