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발표 이후 전문가들 조언 "실손보험 해지 서두를 필요 없어"

요즘 실손의료보험과 암·중대질병(CI)보험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용·성형목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질병치료에 급여보장 항목을 늘리겠다는 ‘문재인케어’가 공개되고 지난 27일에는 금융감독원이 민간 보험사의 실손보험 계약 중 41만건이 보험료를 부당하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보장성 강화에 대한 정부의 세부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이들 보험을 해지했다가는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급여보장항목 확대 추이나 보험료 인하 시점 등을 지켜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실손보험료 부당책정 결과 발표는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후실손보험의 경우 금감원이 낮은 손해율까지 언급하면서 보험료 부당책정 문제를 거론한 만큼 소비자로서는 보험료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건강보험 급여항목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비급여 항목은 대부분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병원마다 유사한 질병치료라도 서비스 내용과 가격이 서로 다르다.


교통사고 이후 재활을 위한 물리치료인 도수치료의 경우 보통 시간으로 계산해서 금액을 청구하는데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 넘게 부르는 병원도 있다. 병원들은 그동안 원가보다 낮은 급여항목 수가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병원마다 재정 사정과 수익목표가 다르고 비급여 항목을 자의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치료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윤석준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문재인케어로 이제는 그런 항목들까지 예비급여로 등록하도록 해서 앞으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겠지만, 서비스 내용과 가격을 표준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재인케어의 보장성 확대 약속만 믿고 해지할 경우 발생할 경제적 부담도 살펴봐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140%대로 소비자들이 손해보는 상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보장성 확대가 일시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고 어디까지 확대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지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지했다가 다시 가입할 경우 여러 가지로 불리해질 수도 있다. 8년 전 실손보험에 가입한 이모씨(34)는 “보험료 부담보다 나중에 다시 가입할 때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혜택이 줄어드는 게 더 걱정된다”며 “어차피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어도 문재인케어로 중복혜택을 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언제쯤 내가 염려하는 질병치료항목이 급여 항목으로 전환될지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추이를 지켜보되 보험료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장기계약을 중심으로 해지하는 게 좋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자동갱신상품은 굳이 손댈 필요가 없지만 기존 위험률을 반영해 비싸게 만들어진 장기계약 상품은 해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보장성 확대 계획은 누구도 그 변화를 미리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과거 보험상품은 이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비급여 항목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 만큼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비싸질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을 합치면 웬만한 치료비가 다 해결될 것으로 보고 암·CI보험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보험은 실손보험과 달리 질병 진단 시 일정 보험금에 생활비, 간병비를 지급하는 정액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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