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남편의 순애보 "100통의 러브레터 미국을 울리다"

3년 전 난소암에 걸린 사실을 인지한 아내는 지역 사회에서 명망이 높았던 공익 변호사와 검사의 직업을 내려놓았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처지에서 남은 가족에게 기억할 만한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서였다. 남편과 8살·5살 두 아이는 이런 결정을 말없이 따랐다. 아내는 짧지만 강렬한 추억을 가족에게 남겨주고 2년 만인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아내의 1주기였던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일하는 이형씨는 10살·7살 아이들과 특별한 방법으로 하늘에 있는 아내 캐서린 장가를 추모했다.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러브 레터’(연서) 100통을 손수 만들어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나눠줬다. 편지를 받은 이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편지를 건네달라”고 권유했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되새기는 시간이었고, 주민들에게는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이벤트였다.


편지 100통 중 60통에는 11년 동안의 결혼 생활 등 부부가 함께 살았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30통에는 암에 걸려서 투병했던 과정을 복원하고, 나머지 10통은 하늘나라에 있는 아내와 상상 속의 대화를 나눈 내용을 실었다.


이씨는 “우연히 만난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 그들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와 사랑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고 싶었다”며 “지금도 아내와 1분만이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지를 읽고 이런 내용을 알게 된 이들은 이 부부의 사랑에 눈시울을 붉혔다. 편지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편지 내용과 사연을 공유하기 시작하자 ABC방송 등 미국 언론은 23일 이씨의 순애보를 전하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트위터에는 ‘편지 100통’이라는 단어가 유행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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