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대선 불출마 선언..."내가 출마하면 트럼프 당선 가능 높일 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세 개 직업 중 단연 1순위에 놓았던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불출마 이유는 간단했다.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무소속 출마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만 높여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게 전부였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블룸버그 뷰’에 올린 글에서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미국인들이 나에게 무소속 출마를 촉구했다”며 “현재의 후보들을 좋아하지 않는 그들 중 일부는 내가 나서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소속 출마 요청에 ‘신중한 검토’를 했다고 실토하면서 “그러나 자료를 들여다보니 내가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이기지 못하는 게 확실하다”고 시인했다. 자신이 무소속으로 나가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특히 오히려 자신의 출마로 미 대선이 3파전(공화당-민주당-블룸버그)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이렇게 되면 공화당의 강경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나의 출마는 결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 후보에게 좋은 당선 기회를 만들어주게 된다”며 “이것은 솔직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특히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은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분열적이고 선동적”이라며 “트럼프는 사람들의 편견과 두려움에 기대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화당의 강경 공약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세계에서 우리의 도덕적 리더십과도 상충된다”며 “결과는 우리의 적들만 대담하게 만들고, 우리 동맹국들의 안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자신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분열적 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거부하라는 호소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그가 가장 원하는 직업 세 개 중 하나로 ‘대통령’을 꼽을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미련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서전에서 “시민권은 세금을 내는 것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많은 이들이 우리 국가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희생했다”며 “우리 모두는 링컨 대통령의 그 이상과 원칙들을 위해 투표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과거에도 대선 출마설이 돌았던 그는 최근 측근들에게 ‘대권플랜’을 짤 것을 지시했고, “10억 달러를 쓰겠다”는 요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또 자신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여론조사는 물론 텍사스와 노스캐롤리나 등에 두 곳의 대선 캠페인 사무실도 설치하는 등 출마 수순을 밟아 왔다.


1981년 창업한 블룸버그 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기업인이자 억만장자인 그는 2002∼2013년 12년 동안 블룸뉴욕시장으로 활동하며 행정가로 변신했다.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고,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또 적을 바꿨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극단적인 양당 정치를 비판해온 그가 대선에 뛰어들면 중도 표심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적지 않았다. 금융가인 월스트리트와 가까우면서도 낙태와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등 정책 면에서는 민주당에 가까운 것은 그의 강점이면서도, 동시에 고정 기반이 약하다는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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