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시민권 신청 급증..."트럼프를 막아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민권을 신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선거가 있는 해마다 으레 증가하긴 하지만, 불법이민자를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는 미국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에 히스패닉 표심이 폭발한 결과로도 분석되고 있다.


합법적인 이민자로 미국에서 거주해온 이민자들이 트럼프를 응징하는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결속력을 보이고 있으며, 유권자로 등록해 투표에 나서기 위해 먼저 시민권 신청에 나섰다는 의미다.


NYT는 미국 연방 정부의 집계를 인용해, 2015 회계연도(2014년 10월 1일∼2015년 9월 30일) 시민권 신청 건수가 전 회계연도보다 11% 늘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2015년 7월∼2016년 1월에 이르는 6개월 동안에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이 기간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나 성폭행범으로 취급하거나, 불법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낸 시기와 일치한다.


전문가들은 완연한 선거철인 2016년에는 증가세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시민권 신청건수가 예년 평균보다 20만 건 정도 많은 100만 건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에서 시민권 신청자격이 되는 합법적 이민자는 880만 명 정도로 파악된다. 이중 270만 명이 멕시코 출신이다.


그러나 퓨리서치센터 집계로는, 이들 가운데 실제 시민권 취득에 나서는 비율은 36%로 다른 지역 이민자의 신청 비율인 68%보다 현저히 낮았다.


미국에서 10년 가까이 합법적인 지위로 살고 있지만, 한 번도 미국시민이 되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는 멕시코 출신의 한 30대 여성은 "투표해서 트럼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면서 자신의 가족 중에 5명이 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이 지난달 25일 히스패닉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80%가 트럼프의 시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응답자의 74%는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사고방식에 "역겹다"며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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