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공습, 아사드 정권 소행 정황
04/06/17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 화학무기 공습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사드 정권을 제거할 의사가 없다는 미국 정부 발표 직후 반군의 마지막 점령지역 인근에서 공격을 감행하는 등 아사드의 무모한 자신감이 이번 참사를 불렀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국은 전날 칸셰이칸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습이 아사드 정권 주도로 이뤄졌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사드 정권의) 극악무도한 행위는 문명화한 세계에서 결코 허용될 수 없는 공격”이라고 비난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하며 “향후 시리아에서 아사드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며 모든 국가나 정당이 아사드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드 정부군은 “명백히 우리 책임이 아니다”란 입장이지만 서방은 물론 시리아 현지 활동가들은 여러 증거들이 아사드를 주범으로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공습 시점과 지역이다. 이번 화학무기 공습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트럼프 정부는 더 이상 아사드 정권 붕괴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것이다. 시리아 국민들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3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아사드 정권 붕괴에 초점을 뒀던 버락 오바마의 정책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밝힌 직후 기습적으로 단행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런 발언은 아사드 정권에 ‘어떤 전쟁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란 인식을 강화시키고 아사드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진공 상태에 가까운 트럼프 외교정책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1월 반군으로부터 빼앗은 동부 하마와 반군의 마지막 점령지역인 이들리브를 잇는 중간 도시 칸셰이칸을 폭격한 점도 시리아 정부의 소행일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3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에서 사린가스 공격을 벌여 1300명을 숨지게 한 아사드 정권은 최근까지 화학무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 중 하나인 염소가스를 활용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경고했고, 휴먼라이츠워치는 2014년부터 알레포 등지에서 24건의 염소가스 공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리아 정부군이 하마에 신경작용제로 추정되는 물질을 살포해 9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생물학적 증거물이 확보되지 않아 아사드 정권 책임을 입증하진 못했다.
칸셰이칸의 인도적 위기는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났지만 더욱 심화하고 있다. 6년여에 걸친 시리아 내전으로 의료시설이 대부분 파괴된 상황에서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다. 국제의료구호기구연합(UOSSM)에 따르면 사망자가 최대 100명(어린이 25명), 부상자는 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지 의사들은 “부상자의 70~80%는 여성과 아이들로, 이들은 복도와 병실 바닥에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는 5일 긴급회의를 열어 아사드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 붕괴를 바라지 않고, 중국 역시 러시아와 함께 지난 2월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제재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져 안보리 차원의 해결책을 신속하게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