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참사 플로리다 고교생들 내달 24일 ‘생명을 위한 행진’
02/19/18미국의 10대 고등학생들이 17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고교 총기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된 ‘더글러스고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수도 워싱턴 DC에 모여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행진을 개최하기로 했다.
미국 정치권과 사회의 총기규제에 대한 외면을 비판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규합되면서 미국은 총기규제 역사에서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른들이 못한 생명 존중을 위한 행동을 청소년들이 나서서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민권 운동’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8일 총기 참사가 발생한 미 플로리다주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등학교 생존 학생 캐머런 캐스키는 CNN방송 등에 출연해 “오는 3월 24일 워싱턴에서 10대들이 모여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을 열 것”이라며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관련 집회를 전국적으로 조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참사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로비를 받은 정치인 모두가 이번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캐스키는 “우리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동안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며 “워싱턴 행진의 목적은 어른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면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교내 총기 난사로 10대 청소년들이 숨지는 사건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캘리포니아주 란초 테하마초등학교에서는 43세의 마을주민이 총격을 가해 5명이 사망했다. 2012년 12월에는 코네티컷주에서 20대 청년 아담 랜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뒤 샌디훅 초등학교로 침입해 6∼7세 어린이 20명과 어른 6명을 살해한 후 자살했다. 샌디훅 총기 참사 이후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에서 총기규제를 위한 입법을 시도했지만 NRA 등 총기 옹호론자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좌절됐다. 1999년 4월에는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고등학교에서 재학생 딜런 클레볼드와 에릭 해리스가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을 살해하고 23명을 부상 입힌 뒤 학교 도서관에서 자살해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청소년들을 주축으로 하는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은 흑인 민권운동의 전환점이 됐던 1963년 워싱턴 행진 이후 제2의 민권운동으로 부각되면서 뿌리 깊은 미국의 총기문화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플로리다 더글러스고 총기 난사는 총기규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그동안 총기규제에 소극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21일 더글러스고를 방문해 교직원과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14일 더글러스고 퇴학생 니콜라스 크루스(19)는 반자동 소총 AR-15를 소지한 채 학교로 들어가 1시간 넘게 교실 안팎을 오가며 총격을 가해 17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