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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앤트로픽 최신 AI 해외 접근 차단
— 06/17/26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5(Claude Mythos 5)’와 ‘클로드 페이블5(Claude Fable 5)’**에 대해 외국 기관과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첨단 반도체와 AI 가속기 중심이었던 미국의 수출통제가 AI 모델 자체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술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권한을 근거로 미국 밖의 모든 기관·개인은 물론, 미국 내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외국 국적자까지 두 모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여기에는 앤트로픽에서 근무하는 외국 국적 직원도 포함됐다.
앤트로픽, 해외 사용자만 구분하기 어려워 전체 서비스 중단
앤트로픽은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미토스5와 페이블5를 모든 고객에게서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했다. 사용자 국적과 소재지를 실시간으로 구분해 접속을 통제하기 어렵고, 외국 국적 직원의 모델 접근까지 금지된 만큼 부분 차단만으로는 법적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정부 조치에 동의하지 않지만 법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정부가 보낸 지침에 구체적인 국가안보 우려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오해’로 규정하고, 가능한 한 빨리 서비스를 복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페이블5는 미토스5와 같은 기반 모델을 사용하면서 사이버보안과 생물학 등 고위험 분야에 대한 안전장치를 강화한 제품이다. 미토스5는 앤트로픽이 제한적으로 제공해온 최상위 모델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안전장치 우회 가능성”… 앤트로픽은 위험성 평가에 반박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핵심은 이른바 ‘탈옥’, 즉 모델의 안전장치를 우회해 사이버 공격이나 화학·생물학 관련 민감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페이블5의 보호장치가 특정 방식으로 우회될 수 있다는 보고를 근거로 국가안보 위험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해당 문제가 제한적이고 다른 주요 AI 모델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취약점이라며 정부의 판단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영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의 예외 적용 요청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측은 자국 기업과 국민에게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미 행정부 관계자는 동맹국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예외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AI 수출통제, 반도체에서 ‘모델 접근권’으로 확대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기술 수출통제가 기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AI 모델의 사용 권한으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 등 전략적 경쟁국을 대상으로 엔비디아의 첨단 AI 가속기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정 국가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외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첨단 모델 접근을 제한했다.
이는 AI 모델의 능력 자체를 군사·사이버·생물학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전략 기술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앞으로 AI 모델의 가중치뿐 아니라 클라우드 접속, API 사용, 원격 서비스 제공도 수출통제 대상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수출관리규정은 특정 기술이나 소스코드를 미국 내 외국인에게 공개하는 행위도 ‘간주수출’로 취급할 수 있다. 이 같은 규정이 최첨단 AI 서비스에 본격 적용되면 미국 AI 기업들의 인력 운영과 연구개발 방식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기업, 미국 AI 의존 위험 재검토할 듯
이번 서비스 중단은 앤트로픽 모델을 업무에 사용하던 해외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공급망 위험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결정 하나로 핵심 AI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미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모델이나 오픈소스 모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AI 주권’ 확보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기업에 의존해온 현지 AI 생태계의 취약성을 보여줬다는 지적과 함께 독자적인 AI 인프라 및 모델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와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부담이다. 앤트로픽 모델을 제품에 탑재한 기업들은 서비스 중단에 대비해 대체 모델을 확보하거나 여러 AI 공급자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모델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AI 수출 확대 정책과 충돌한다는 지적
이번 조치는 미국 AI 기술의 해외 확산을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정책과도 충돌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미국의 AI 하드웨어와 모델, 소프트웨어를 동맹국에 공급하는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중국산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장 앞선 미국산 AI 모델을 동맹국과 해외 기업까지 사용할 수 없도록 막을 경우, 미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과 AI 수출 전략이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규제가 장기화하면 해외 이용자들이 중국·유럽산 모델이나 오픈소스 AI로 이동하면서 미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첨단 AI가 사이버 공격과 생물학적 위협 등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상업적 이익보다 국가안보를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앤트로픽과 정부 갈등, AI 산업 규제의 시험대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기업의 서비스 중단을 넘어, 최첨단 AI에 대한 통제 권한을 정부와 기업 가운데 누가 가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충돌로 평가된다.
AI 기업들은 기술적 사실과 투명한 절차에 기반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위협이 현실화하기 전에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앤트로픽과 미 행정부의 협상을 통해 제한이 완화되거나 동맹국에 예외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조치는 이미 중요한 선례를 만들었다. 최첨단 AI 모델은 이제 일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외교, 무역정책이 교차하는 전략 자산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AI 경쟁이 모델 성능 중심에서 **“누가 개발하고, 누가 사용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접근권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AI 시장은 새로운 수출통제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