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원순 리스크'에 애로 사항 늘어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제2롯데월드는 요즘 4개월째 개점 휴업(休業) 상태다. 작년 12월 영화관과 수족관이 안전성 문제로 서울시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입장객 숫자가 하루 평균 10만명에서 6만명으로 급감했다. 1층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수족관 폐쇄 후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 6명의 직원 중 3명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참다 못한 입점 상인 750명은 지난달 말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완 공사와 전문가 검증을 거친 영화관과 수족관을 재개장하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보냈다. 한 입점 업체 대표는 "박 시장이 언론 간담회 등에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재개장 승인을 계속 미루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건설 책임을 맡고 있는 월드컵대교(서울 상암동~양평동) 공사도 당초 올 8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5년 이상 미뤄질 전망이다. 다리 건설을 위해 매년 500억원씩 서울시 예산이 투입돼야 하지만 서울시가 "인근 도로 공사와 시점을 맞춰야 한다"며 매년 100억~150억원씩만 예산을 집행하다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난 뒤에야 연간 예산을 350억원으로 늘린 탓이다.

이처럼 요즘 서울에서 기업들이 진행하는 대형 사업이 최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나친 눈치보기 때문에 기약 없이 미뤄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서울시와 연관되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며 '박원순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박 시장이 예정에 없던 절차를 덧붙이거나 결정을 내려줘야 할 때 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대권 주자로서 입장은 이해하지만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진행하는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 개발과 LG 그룹 등이 추진 중인 강서구 마곡연구센터 건립도 차질을 빚을까 재계 관계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서울시 측이 "한전 부지를 잠실운동장과 탄천 일대까지 묶어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사업 주체인 현대차그룹의 사업 일정이 늘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를 자신의 사업 목적에 맞게 오피스빌딩 중심으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박 시장의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 육성에 맞춰 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0조원의 가격에 한전 부지를 인수한 기업에 서울시 구상에 맞춰 개발하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제2 롯데월드는 재개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있다"며 "한전 부지 개발은 현대차나 강남구 주민과 최대한 신속하게 협의해 사업 지연을 없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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