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 주지사들 강력 범죄가 발생하는 대도시에 주(州)경찰 투입

미국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폭행·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대도시에 주(州)경찰을 투입하고 나섰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경찰력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주리·아칸소·텍사스 등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을 둔 지역에서는 주요 대도시에 주경찰을 파견하는 방안이 이미 시행됐거나 검토되는 중이다.


대표적인 곳은 미주리주다. 에릭 그레이튼스 주지사는 최근 살인사건 발생율이 급증하며 지난달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주경찰을 세인트루이스시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지난 1월1일부터 7월 말까지 이미 110건이 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아버지의 날' 주간에만 7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그레이튼스 주지사는 이 사건 이후 "우리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주경찰 파견을 명령했다.


파견된 주경찰들은 도시 내 주요 고속도로 4곳에서 치안 감시를 맡는다. 시 경찰력이 폭력 등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범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미주리 고속도로 순찰대 기록을 보면 주경찰은 파견 11일 만에 900건이 넘는 교통법규 위반 딱지를 뗐으며 220건이 넘는 체포를 단행했다. 세인트루이스시에 파견된 브래드 시비어 경사는 "교통 단속은 범죄자들을 발견하는 좋은 수단"이라며 "우리는 무엇이든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사건 발생율이 높은 건 세인트루이스시의 문제만은 아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테네시주 내쉬빌·오클라호마주 털사·아칸소주 리틀록 등 대도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각 지역 주지사들은 주경찰 투입을 비롯한 범죄 억제 수단을 시행하거나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아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지난달 나이트클럽 총격 사건 이후 주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도시에 투입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봄 휴스턴시의 범죄조직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가 최근 주경찰을 비롯해 더 많은 주자원을 유명한 해안 도시인 머틀비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지사들의 정책은 진보적 성향의 주민들과 정치인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치안 정책 강화가 지나친 경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WP는 세인트루이스시의 경우 2014년 경찰의 무차별 총격에 의해 비무장 흑인청년인 마이클 브라운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해 주경찰 투입에 대한 불안감이 특히 크다고 전했다.


또 주지사가 범죄 조직을 정의하고 외부 법 집행기관의 행동을 부추기는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클 버틀러 민주당 하원의원은 그레이튼스 주지사가 주경찰 투입 명령을 내릴 당시 '그들을 잡으러 가자'(Let's go get them)고 말했다며 "많은 이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주지사의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리둥절해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지사들의 주경찰 투입 결정이 시카고의 범죄율을 꾸짖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시카고의 높은 총기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연방병력을 동원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짐 패스코 경찰공제회(FOP) 수석 고문은 "(이 같은 수사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들에게 와닿는 주제"라며 "주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얻는 반응을 보고 행동할 자극을 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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