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둔 UAE 행정청장 방한에 'UAE 특사 논란' 덮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사 파견 논란이 명확한 실체 규명 없이 흐지부지 덮이는 분위기다. 논란의 키를 쥔 칼둔 칼리파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했지만, ‘원전게이트’라며 법석을 떨었던 자유한국당은 “외교참사가 수습모드로 접어들었다는 메시지”라며 물러섰다. 청와대와 여권은 “칼둔 청장의 방한은 양국관계 정상화의 증거”라는 것 외에 말을 아꼈다. 


칼둔 청장은 이날 한국을 방문해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30분간 비공개로 면담하고 양국 간 호혜적인 발전을 지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영수 국회 대변인이 밝혔다. 칼둔 청장은 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이며,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국무총리격으로 ‘서열 2위’에 해당한다. 한국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과 UAE 서열 2위가 만난 것이다. 


그러나 각종 의혹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칼둔 청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났다.


 


하지만 정치권은 조용했다. 특히 원전게이트라며 정국을 들쑤셨던 한국당이 오히려 공격수위를 낮췄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칼둔 청장 방한은 이 정부가 일으킨 외교참사가 수습모드로 접어들었다는 좋은 메시지”라면서 “이제부터는 UAE에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줄곧 요구해 왔던 국정조사 언급은 없었다. 논란의 화살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UAE 간 비공개 군사협정으로 향하자 실익이 없게 된 국정조사 요구를 접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대신에 “국회 운영위원회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출석시켜 설명을 직접 듣겠다”고 했다. ‘원전게이트’라며 대대적 쟁점화를 주도했던 김 원내대표가 그대로 물러설 수 없으니 운영위 개최를 거론하면서 출구를 모색한 것이란 말이 나온다.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의향을 밝힌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홍준표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주장했다가 지금은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여권도 국익을 들어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일일이 답할 수 없지 않겠느냐”면서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관계를 계속 잘해보자는 이야기 외에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칼둔 행정청장 방한을 계기로 야당발 억측과 ‘카더라 통신’은 중단돼야 한다”며 “한국당의 자중자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칼둔 청장 방한을 계기로 양국관계 격상이 논의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칼둔 청장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자리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UAE 관계를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둔 청장 방한으로 UAE와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더 이상 쟁점화를 피하겠다는 게 여권 생각이다.


상황들을 종합하면 UAE 특사 파견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실체 규명 없이 봉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정보력도 없으면서 보수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부풀리는 데 열을 올렸던 한국당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은 의혹의 중심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UAE 간 비공개 군사협정 여부로 이동하자 갑자기 발을 빼는 등 제1야당답지 않은 무책임하고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사 파견에 대한 해명을 수차례 바꾼 여권의 대응 방식이 한국당에 공세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어느 정도 선에서 양해하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자제해야 사태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1박2일간의 방한 일정을 소화한 뒤 10일 0시30분쯤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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