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시절 사면받은 고 성완종과 전 국정원장 의문

노무현 정부 시절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2차례 사면(赦免)이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성 전 회장이 두 번째 사면을 받던 2008년 1월 1일 당시 임동원(81)·신건(74) 전 국정원장과 이기흥(60) 대한수영연맹 회장도 갑작스럽게 상고를 취소하고 사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판결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사면을 받았고, 상고 취소와 사면 시점을 감안할 때 누군가로부터 미리 사면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받고 상고를 포기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 불법 감청 혐의로 기소돼 2007년 12월 20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임동원·신건 전 원장은 그해 12월 27일 상고한 뒤 곧바로 취소해 형이 확정됐다. 5일 뒤 두 사람은 사면 대상에 올라 형 선고 실효 및 복권됐다. 조세 포탈 등 혐의로 2005년 기소된 이기흥 회장은 2007년 8월 항소심 선고를 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는 4개월 만인 12월 26일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고, 6일 뒤 복권됐다. 이 회장은 "2007년 10월쯤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한 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따로 사면을 요청하거나 노무현 정부 인사들과 접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성 전 회장뿐만 아니라 박지원 의원,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임동원 전 국정원장, 강신성일 전 의원도 이례적으로 같은 정권에서 2차례 사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면권 행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동안 역대 정권 중 가장 많은 8차례(4만893명) 특별 사면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나 대통령 후보자 시절 "사면·복권을 엄격히 해 법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무색하게 했다. 특별 사면 횟수는 이명박 정부 7회(2만5438명), 김대중 정부 6회(7만6527명), 박근혜 정부 1회(5925명) 순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가장 많은 2408명의 공안사범이 사면을 받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 2003년 4월 30일 실시된 사면은 대상자 1424명 전원이 공안사범이었다. 박경순(영남위원회사건), 하영옥(민혁당 사건), 손준혁(한총련 6기 의장), 강순정(김일성 조문 사건)씨 등이 잔형 집행 면제를 받고 석방되거나 복권됐다. 당시 민혁당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이석기 전 의원은 2003년 8월 15일 가석방된 뒤 2년 뒤 복권돼 2012년 총선 출마가 가능해졌다. 종북콘서트로 구속된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도 2008년 1월 1일 자로 사면됐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의 대대적인 공안사범 사면은 이후 헌법재판소의 위헌(違憲)정당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태생의 빌미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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