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공화당 3차 TV토론 후 루비오 '급부상'-젭 부시 '위기'-트럼프 '불만'
11/04/15대선 후보다 수 없이 난립한 공화당은 TV 토론이 거듭 될 때 마다 여론 조사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부침이 심하다.
몬머스 대학이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뉴햄프셔주의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뒤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루비오의 지지율은 13%로 3위를 차지했다. 2개월 전 같은 조사에서 4%에 그쳤던 지지율이 TV토론 활약 덕분에 3배로 껑충 뛴 것이다.
루비오 의원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26%)에게는 아직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트럼프와 함께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역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16%)에게는 3%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뉴햄프셔주는 공화당 경선전의 첫 예비선거가 열리는 지역으로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주요 경합지다.
루비오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이날 발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신경외과 의사 출신 카슨(29%), 트럼프(23%)에 이어 3위(11%)를 기록했다. 공화당 동료 의원의 첫 지지선언도 나왔다.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미국은 새 리더십이 필요하며, 루비오가 지금 세대의 도전에 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폴 싱어가 후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가드너 의원의 공개 지지로 루비오 후보의 상승세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지금으로선 루비오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예상했다.
3차 TV토론에서 루비오에 완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젭은 바로잡을 수 있어(Jeb can fix it)’라는 새 표어를 들고 나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한편 TV토론 질문이 흠집 내기에 치우치고 있다는 불만이 공화당 경선 후보들 사이에 많아 개선을 요구하는 3쪽짜리 서한이 이날 작성됐다. 그러나 느닷없이 트럼프 후보가 방송사들과 개별 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후보들 간 공동 요구사항 합의가 흐지부지됐다. 트럼프는 토론 후보 인원을 현재 11명에서 더 줄이고 토론시간도 3시간(CNN 기준)보다 더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젭 부시(62)(마코 루비오를 향해) 대선 출마선언 뒤 59차례나 상원 표결에 결석했네요. 그럴 거면 의원직을 사퇴하세요.
마코 루비오(44)어떤 참모가 “루비오 공격이 선거에 득이 된다”고 조언했더라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는 부시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과 맞서려 대선에 나왔거든요.
청중(정치 멘토였던 부시에게 역공을 가하는 루비오에게 환호한다. 부시는 야유 세례를 받는다.)
젭 부시(62)…. (고개를 떨군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콜로라도대학에서 열린 3차 TV토론회에서 이 장면이 생중계된 뒤 1일까지 나흘 동안 쿠바 이민 2세 출신인 루비오는 지지율 상승세를 탔다.
나흘 동안 루비오에게 총 1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소액 기부금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선에서 부시 가문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싱어는 기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루비오가 미국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은 물론 의원으로서의 자질, 유권자를 설득할 능력 측면에서 출중하다”고 극찬했다.
베팅 사이트에서도 루비오의 경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쳐 베트페어는 29%, 프레딕티드는 40%까지 루비오의 승리 확률을 높여 잡았다.
루비오 ‘대망론’은 선거 초반 대세론을 이루던 부시에 대한 지지율이 경선 주자 중 4~5위권에 머무는 가운데 당 바깥의 ‘악동’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신경외과의사 출신의 보수 논객 벤 카슨이 지지율 1~2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몇 달째 이어지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부시가 일단 같은 플로리다 출신으로 지지 기반이 겹치는 루비오에게 공격을 가했는데 루비오가 이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40대 특유의 패기와 기개를 드러낸 장면이 전국에 중계된 것이다.
1998년 플로리다주 웨스트마이애미시 커미셔너에 도전한 ‘애송이’ 루비오에게 50달러 수표를 후원금으로 건네며 ‘멘토’ 역할을 자임했고, 루비오가 상원의원이 된 2000년 이후 상부상조해 왔던 부시는 18년 만에 위상이 역전될 위기에 처했다.
3차 토론회 뒤 부시는 선거캠프 총괄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절치부심 중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지만, 개편될 캠프가 ‘문하가 스승을 꺾는 통속적 스토리’에 열광하는 표심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