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항공모함타고 남중국해 항해 말레이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11/05/15미.중간 대립이 고조 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이번엔 미 국방 수장이 핵추진 항공모함을 탑승했다.미 국방 수장의 항모 탑승은 이례적인 게 아니지만 이번엔 중국과 힘 대결을 벌이는 남중국해라는 점에서 중국을 향해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사실상의 무력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남중국해 제해권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지난달 27일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22.2㎞) 이내에 진입한 뒤 ‘항행 자유’를 외치는 미국과 ‘영토 주권’을 고수하는 중국은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5일 남중국해를 지나는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 올랐다.
미 국방장관이 자국 항공모함에 타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남중국해 문제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방장관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카터 장관은 이날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남중국해상에 있는 루스벨트호에 탑승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나라 중 하나다. 카터 장관은 자신의 행동이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의지와 아·태 지역이 미국에 갖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카터 장관의 항모 탑승이 마침 남중국해를 지나가는 항모의 일상적 임무 수행 중에 이뤄진 데다 지난달 구축함 라센호처럼 ‘항행의 자유를 행사하기 위해’ 중국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접근한 것도 아니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항공모함의 작전 반경이 다른 군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남중국해 환초에서 이뤄져온 중국의 인공섬 건설 및 12해리 영해 주장에 미국이 인정할 수 없다고 대응하며 고조된 긴장의 연속선상에 있다.
지난 5월 CNN 취재팀을 태운 P-8 정찰기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가 하면, 7월에는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콧 스위프트 제독이 같은 정찰기를 타고 7시간 동안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했다. 그때마다 중국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며 반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9200t급 미 해군 구축함 라센호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접근해 중국 군함이 추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자칫 2001년 4월 하이난다오 부근에서 정찰 중이던 미국 해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했던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지난달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다. 미군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페르시아만에서 항모를 빼면서까지 이 배를 남중국해로 이동시켰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5일 이 항모를 타고 남중국해 순시에 나섰다. 미 해군 제공
다만 미국의 이러한 행동이 자국 내 대중국 강경파들과 동남아의 우방국들을 달래려는 ‘보여주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짐작된다. 존 매케인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5일 아사히신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군함을 파견한 방식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며 “원래부터 통상적인 행동이어야 하는 것을 극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미·중 양국은 군사 핫라인을 통해 오인으로 인한 우발적 충돌을 피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터 장관의 항공모함 탑승은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도 참석한 ASEAN 회의에서 예고했던 이벤트다. 카터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지난달 방미 때 나를 중국으로 초청했고, 나는 어제 이곳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국방부장에게 내년 봄에 방문하겠다고 답했다. 그런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미·중의 구조적 갈등 요인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미·중관계가 냉전 때의 미·소관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