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미국 첫 환자 "성관계 감염" 불안 증폭
02/03/16모기 안 물리고 남미 여행 안 가고도 감염돼 불안 증폭ㆍ태국서도 ‘지역 내’ 확진…WHO ‘글로벌 대응팀’ 준비
미국에서 한 남성이 성관계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2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중남미를 여행한 미국인이 감염된 적은 있지만 미국 내에서 환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태국에서도 지역 내 감염자가 나왔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남성은 얼마 전 베네수엘라를 여행하고 온 동거인과 성관계를 가진 후 고열과 발진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 남성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기뿐 아니라 성관계로도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이 이 커플의 집 주변에서 모기들을 채취해 조사했으나 지카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과거 미국과 프랑스에서 성관계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있지만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시작된 대규모 확산 사태 이후 성관계로 감염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 미국인 감염자 사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미국은 WHO가 1일 ‘국제 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언하기 전부터 여행제한국가 명단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모기가 아니라 성관계로 감염됐다는 사실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가볍기 때문에 감염자들이 감염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밴더빌트 의대의 윌리엄 샤프너 예방의학장은 뉴욕타임스에 “모기가 지카 바이러스가 퍼지는 고속도로라면 성관계는 샛길”이라고 말했다. CDC는 “감염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모기를 피하고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감염지역을 여행한 여성은 임신을 미루라”고 권고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정액 속에 얼마나 머무는지 등은 아직 연구된 것이 없다.
태국에서도 2일 지역 내 감염자가 확인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22세 남성은 해외여행 경험이 없었다. 지난달 대만에 들어가려다 감염 사실이 확인된 태국인도 감염지역을 여행한 적이 없었다. 태국에선 2012년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나왔고 매년 5명 정도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대규모 전염은 없었지만, 바이러스가 여전히 남아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칠레와 니카라과, 호주, 아일랜드 등에서도 중남미 감염지역을 다녀온 뒤 감염된 이들이 잇달아 나왔다. 지카 바이러스를 피해갈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WHO는 미주를 넘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로도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고 보고 글로벌 대응팀을 꾸리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