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기계' 개발로 노벨화학상 수상한 나노 과학자의 예상

5일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세 과학자들은 1m의 10억분의 1 나노 크기인 분자로 운동 제어력을 갖춘 인조 기계를 만든 선구자들이다.


이들이 만든 분자기계는 사람 머리카락 폭의 1000분의1로 인조 기구 중 가장 작고 조그맣다. 수상자 중 영국의 프레이저 스토더트 교수는 분자 기반의 컴퓨터 칩을 만들었다. 메모리 용량이 20kB에 불과하지만 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칩은 이전에 실리콘 기반의 트랜지스터가 일궈냈던 컴퓨터 기술 혁명을 재연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1999년 첫 분자 모터를 합성해냈던 네덜란드 수상자 베르나르트 페링하 교수는 2011년에 4개의 분자 모터를 바퀴로 해서 굴러가는 '나노카'를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 응용은 아직 초보 중 초보 단계다. 이날 선정위원회는 분자기계 중 분자 모터의 실용성 단계를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전기 모터와 비교할 때 19세기 상반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원시적 전기 모터가 지금의 세탁기, 전기 기차로 발전하듯 분자 모터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페링하 교수는 전화로 연결된 스톡홀름 발표장 기자회견에서 "100년도 더 전에 처음으로 날았던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나는 기계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모든 나노 기계 전공자들은 느낀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보잉 747과 에어버스를 사용하고 있다. 오늘 그런 기분이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1983년 고리 모양의 분자 두개를 결합해 사슬로 만드는 데 성공, 이 분야의 돌파구를 열었던 프랑스의 장피에르 소바주 교수는 이날 노벨상이 가장 영예로운 상이라면서 자신을 비롯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백일몽에서도 이 상의 수상을 감히 꿈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자를 이용한 이 같은 인간 기계의 초미니화는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이미 1959년에 강연에서 상상한 적이 있다. 생명체 안에서 자연의 분자 기계들은 세포로 물질을 전달하고 단백질을 생성해낸다. 인간의 나노 기계는 이것을 아주 거칠게 모방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미래 나노 기계의 예로, 의사가 환자 몸에 주사하면 암 세포만 찾아가서 약제를 투여하는 마이크로로봇, 분자 로봇을 들 수 있다고 페링하 수상자는 말했다.


한편 이날로 생리의학, 물리학 및 화학 등 노벨상의 세 과학 분야 수상자가 모두 발표됐다. 일본이 29년만에 과학상을 단독 수상한 것과 함께 미국 대학에서 4명의 수상자가 나왔지만 실제 미국 출생 수상자는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영국 출생 수상자 4명 중 화학상의 스토터트 교수까지 포함 3명이 현재 인구 500만의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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