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평화협상 다시 교착…호르무즈 재개방도 불투명
08/14/26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장기 휴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양측은 최근 중재국을 통해 접촉을 이어왔지만 항만 봉쇄와 금융제재 완화, 전쟁 피해 보상, 상선의 자유로운 통항 순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란은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해협을 안정적으로 열 수 있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상업 선박의 안전한 통항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협상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지역 항로가 아니라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통로다. 해협을 지나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량이 줄어들면 실제 공급량뿐 아니라 전쟁위험 보험료와 운임이 급격히 높아진다. 선박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만으로도 일부 선주는 운항을 미루거나 다른 항로를 선택한다. 이 때문에 외교협상에서 긍정적인 표현이 나오더라도 실제 선박 통과량이 늘지 않으면 시장은 공급 정상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국과 이란이 충돌하는 가장 큰 문제는 협상의 순서다. 미국은 국제 수로의 자유로운 통항이 협상의 전제라고 보고 있지만 이란은 제재와 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통항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전쟁 피해 보상과 동결자산 문제까지 포함되면서 협상은 해상안보 문제를 넘어 경제·외교 패키지로 확대됐다. 이런 구조에서는 한 항목의 합의가 다른 항목의 양보와 연결돼 있어 부분합의조차 쉽게 나오기 어렵다.
중재국들은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선박 공격을 줄이고 제한된 항로를 운영한 뒤, 그 성과에 따라 제재와 금융조치를 완화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그러나 상호 불신이 깊어 각 단계의 이행을 누가 검증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상대가 먼저 약속을 어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어 군사적 긴장 완화와 경제적 조치를 동시에 묶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협상 장기화는 중동 전체의 위험비용을 높인다. 원유와 해운뿐 아니라 항공과 보험, 제조업과 소비자물가에도 부담이 전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제한적이라도 안정적인 통항이 이어지고 선박 공격이 줄어들면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협상 재개 발표보다 실제 항로 이용량과 공격 중단, 제재 조치의 변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