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총리 사의 표명…100억유로 예산 협상 결렬

벨기에 연립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바르트 더베버 총리가 국왕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국왕은 즉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연정 참여 정당 지도부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총리 사의가 수용되면 새 연정 구성이나 조기 총선이 선택지로 떠오른다. 협상의 쟁점은 약 100억유로 규모의 재정 조정이다. 플랑드르 민족주의 계열과 자유주의 진영은 의료비를 포함한 지출 삭감을 더 크게 요구했다. 반면 사회주의·중도 정당들은 자산이 많은 계층의 세 부담을 늘려야 한다며 감축 중심 해법에 반대했다. 합의가 없으면 벨기에는 새해에 잠정예산 체제로 들어간다. 이 경우 매달 전년도 예산의 12분의 1만 집행할 수 있어 신규 정책과 장기 투자가 제약받는다. 유럽 내에서도 높은 국가채무와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공백이 길어질수록 이자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벨기에의 국가채무는 올해 국내총생산의 110.5%, 재정적자는 5.2%로 예상된다. 10년물 국채금리도 넉 달 전 3.48%에서 4.39%로 올랐다. 노동계와 재계, 야당까지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연정 내부의 해법 차이는 선명하다. 국왕이 총리를 다시 만나는 시점까지 각 정당이 감축과 증세의 비율을 조정하지 못하면, 예산 문제가 정부 존립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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