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슨의 전국 지지도...처음으로 힐러리 앞서..네바다-사우스 캐롤라이나 D-1
02/19/16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언더독 돌풍'을 구가하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전국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따돌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프라이머리 유권자 47%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 전 장관(44%)을 3%포인트 차로 제쳤다.
폭스뉴스는 자사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선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전국 조사에서 선두를 놓친 사례가 이번 대권가도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도는 이달 첫 두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선전한 뒤 급격히 치솟았다.
그는 작년 여름에 실시된 폭스뉴스의 같은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무려 46%포인트 차로 뒤졌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22%포인트 차로 끌려가고 있었다.
민주당 여론조사 요원인 크리스 앤더슨은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클린턴은 지지가 빠지는 반면 샌더스는 지지가 불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을 거쳐 그런 추세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요원인 대런 쇼는 "역사적으로 볼 때 덜 알려진 후보가 초반 경선에서 기득권 후보들을 꺾으면 전국 지지도가 촉진되곤 했다"고 거들었다.
샌더스 의원은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가상 맞대결에서도 53% 대 38%를 기록, 47% 대 42%를 보인 클린턴 전 장관보다 우세했다.
그 까닭은 무소속 유권자들이 샌더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낸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트럼프와의 3파전에서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샌더스 의원이 46%, 트럼프가 35%, 블룸버그 전 시장이 12%를 기록했다. 클린턴 전 장관도 39%로 트럼프(37%), 블룸버그 전 시장(17%)을 꺾었다.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으로 선출될 때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서 '극도로 만족한다' 또는 '매우 만족한다'가 30%에 달하는 호감도를 자랑했다.
같은 기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24%, 트럼프가 21%, 젭 부시(공화)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5%로 뒤를 따랐다.
다른 한편으로 샌더스 의원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가 37%로 가장 적었다. 이 비호감 순위에서는 트럼프가 55%, 클린턴 전 장관이 49%, 부시 전 주지사가 45%를 기록했다.
대학 무상교육, 보편의료 같은 샌더스 의원의 정책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많지만 민주당원 72%는 그가 대통령직을 충분히 현실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와 무소속 유권자들에게서는 그 비율이 똑같이 48%로 나타났다.
클린턴 전 장관의 아킬레스건으로는 신뢰성이 꼽히지만 민주당원 75%는 그가 대통령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정도로 정직하다고 봤다. 전체적으로는 55%,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64%가 클린턴 전 장관을 정직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통령 왕조'에 대한 피로도도 노출됐다.
배우자가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52%, 부친과 형이 대통령이던 부시 전 주지사에 대해서는 59%가 피로감이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누가 백악관에 입성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28%로 선두를 달렸고 트럼프(25%), 샌더스 의원(17%)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로 선택된 전국의 등록 유권자 1천31명을 상대로 휴대전화를 통해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전체 유권자의 표본오차는 ±3%포인트이고 민주당 프라이머리 유권자의 표본오차는 ±4.5%포인트다.
네바다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리는 대선 주자 경선은 미국 대선 일정에서 '속도계'에 비유할 수 있다.
이달 초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실시된 경선이 '풍향계'로 일컬어지는 것과 비교되는 개념이다.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에서 승리한 대선 주자라면 자신이 처음 받은 탄력을 잘 이어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뒤졌던 사람이라면 얼마나 효과적으로 만회했는지를 '속도계'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미국 정치 분석가들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설명했다.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정치 지형이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인종별 인구 구성이다.
미국 연방통계국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네바다 주의 라틴계 인구는 27.8%로 미국 전체의 17.4%에 비해 크게 높았다. 네바다의 아시아계 인구 비율 8.3% 역시 미국 전체의 5.4%보다 높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흑인 인구비율이 27.8%로 미국 전체 13.2%의 2배 이상이었다.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백인 인구비율이 각각 87.1%, 91.3%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런 인구 구성은 지금까지의 경선에서 우위를 보였던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나 테드 크루즈에게는 극복해야 할 일종의 장애물로 해석되고 있다.
네바다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결과는 소수계 주민들이 그들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성적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수계 주민들 사이에서도 샌더스나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난다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네바다 경선이 당원대회(코커스) 형식인 데 비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이 예비선거(프라이머리)인 점은 트럼프 같은 강경 성향 대선주자보다 다소 온건한 다른 대선 주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속도계'에 비유할 수 있는 또다른 이유는 이 두 곳의 결과가 짧게는 오는 3월 1일 '슈퍼 화요일'로, 길게는 대선 당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 화요일'에는 13개 주 또는 지역에서 일제히 경선이 열린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통해 공화당에서는 1980년 이후 전직 대통령의 연임 시도를 제외하면, 승자가 대선후보 자리에 오른 경우가 7번 중 6번이었다.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며 뉴햄프셔에서의 패배를 설욕한 뒤 그 기세를 대통령 당선으로까지 이어간 사례가 있다.
민주당에서는 1988년 이후 연임 시도를 제외하고 5번 중 3번의 승자가 대선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 3명은 빌 클린턴, 앨 고어, 그리고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다.
네바다 경선 결과는 사우스캐롤라이나만큼 승리자와 대선 후보 간의 상관관계가 크지는 않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주자 밋 롬니는 네바다에서의 승리를 후보 자리를 향한 '순풍'으로 활용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에는 네바다에서 2위에 머물렀지만, 1위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5.7%의 비교적 적은 격차를 유지했고, 그 점을 이후 실시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