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위스콘신 재검표 동참...펜실베이니아·미시간도…전자투표 지역 오류 가능성

미국 대선에서 패배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사진) 측이 재검표 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200만표 넘게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앞서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린 클린턴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재검표 요구와 거리를 뒀으나, 위스콘신에서 재검표가 결정됨에 따라 결국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또다시 재검표 사태가 벌어지자 선거 투·개표 제도를 개선할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린턴 측이 뒤늦게 재검표에 동조하면서 ‘대선 불복’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클린턴 캠프의 마크 엘리어스 변호인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캠프 자체 조사에서 대선 투표시스템이 해킹을 당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기에, 우리가 재검표를 요구하는 선택을 할 계획은 없었다”며 “그러나 위스콘신에서 재검표가 시작된 만큼 이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측은 대선 직후부터 해킹 등 개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검표 얘기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22일 뉴욕매거진 보도가 나온 뒤다.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이 클린턴 캠프 좌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에게 재검표를 권유했다는 내용이었다. 알렉스 핼더만 미시간대 교수 등이 위스콘신 투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클린턴의 득표율은 투표 방식에 따라 카운티별로 큰 차이가 났다. 전자투표를 한 카운티들에서는 종이투표를 한 카운티들에서보다 득표가 7%포인트 정도 적었다.


전자투표에서 조작이나 장애 등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표들을 합하면 3만표가 넘어, 2만2000여표의 근소한 차이를 보인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 앞서 녹색당 대선후보 질 스타인은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3개 주의 재검표를 요구했다. 선거인단 10명인 위스콘신주의 선관위는 25일 스타인의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였고 다음주 초 재검표가 시작된다.


스타인은 3개 주 재검표를 위한 기금을 모으고 있다. 클린턴 측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도 스타인의 재검표 추진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동참할 뜻을 비쳤다. 펜실베이니아의 재검표를 위한 소송 마감일은 28일이고 미시간은 30일이다. 마감일 전에 재검표 소송이 제기되고 각 주 선관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재검표는 3개 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이 3개 주에서는 트럼프가 박빙의 승리를 거뒀는데, 모두 결과가 뒤집힌다면 대선 승패 자체가 뒤바뀔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관건은 선거인단 20명의 펜실베이니아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을 7만표 이상 앞서, 표 차가 상대적으로 컸다. 위스콘신은 전자식과 종이투표가 섞여 있고 미시간은 종이로만 투표하지만, 펜실베이니아는 투표의 80% 이상을 전자투표로 하는 15개 주 중 하나다. 그런데 투표 기계가 너무 낡아 선거 전부터 “오래된 세탁기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선거 전문가는 현지 언론에 “펜실베이니아 재검표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2000년 플로리다처럼 펜실베이니아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상황이 올 경우, 재검표로 검증할 근거조차 없는 상황이라는 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측은 반발했다. 트럼프는 “선거는 이미 끝났다”는 성명을 내고 “클린턴 자신도 투표일 밤 내게 축하하며 결과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트위터에 “재검표 요구는 녹색당의 사기인데 참패당한 민주당원들까지 합류했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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