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까지 번진 #미투...최영미 시인 ‘괴물’로 촉발

최영미 시인의 문단 내 성폭력 사태 고발로 문학계 ‘미투’(#Me Too) 움직임이 다시 촉발되고 있는 가운데 문단 권력의 이러한 행태를 풍자했던 과거 문학작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이문열 작가가 1994년 발표한 단편소설 ‘사로잡힌 악령’이다. 당시 중·단편 모음집 ‘아우와의 만남’(둥지출판사)에 수록됐던 이 소설은 발표되자마자 논란을 일으켰다. 소설은 화자인 ‘나’의 시선으로 한 승려 출신 시인의 기회주의적이고 엽기적인 행적을 좇는다. 환속 후 문단으로 적을 옮긴 주인공은 민족시인으로 추앙받지만 자신의 욕구와 야망을 채우는 데 시대를 이용하는 기회주의적인 인물이다. 명사들과 교류하며 높아진 입지를 이용해 여성들을 농락하는 그는 화자에 의해 ‘악령’으로 지칭됐다. 


소설 출간 후 고은 시인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 때문에 민족문학 진영이 들끓었다. 비난을 견디지 못한 이문열 작가와 출판사는 ‘사로잡힌 악령’을 목록에서 삭제한 뒤 ‘아우와의 만남’ 개정판을 냈다. 


이 작가는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인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 일부를 모티브로 삼았고, 직접적인 사실관계로부터 벗어난 상황에서 자유롭게 창작한 작품”이라면서 “어떤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닌데 그 작품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면 작가가 가해자가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 때문에 출판사 쪽에 다시는 작품을 재수록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20여년 전 폐기하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는 데다 작품 원고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이번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작품이기에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단에선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류근 시인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놀랍고 지겹다. 60~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고 쓴소리를 적었다.


 


이어 “심지어는 눈앞에서 그의 만행을 지켜보고도 마치 그것을 한 대가의 천재성이 끼치는 성령의 손길인 듯 묵인하고 지지한 사람들조차 얼마나 되나”라고 덧붙였다. 류 시인은 처음에 시인의 이름을 모두 밝혔다가 나중에 논란이 되자 ‘고○’이라고 수정했다.


최영미 시인은 최근 화제가 된 ‘괴물’ 말고도 십수년 전 문화 권력의 오만한 행동을 비판하는 풍자시를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05년 펴낸 세 번째 시집 ‘돼지들에게’가 바로 문제의 작품이다. 최 시인은 여기서 돼지, 여우 등을 동원해 우리 사회의 위선적인 지식인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특히 ‘돼지의 변신’이라는 시는 지금은 고인이 된 진보 진영의 한 석학을 연상시키는 도발적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감방에서 한 이십 년 썩은 뒤에/그는 여우가 되었다//그는 워낙 작고 소심한 돼지였는데/어느 화창한 봄날, 감옥을 나온 뒤/사람들이 그를 높이 쳐다보면서/어떻게 그 긴 겨울을 견디었냐고 우러러보면서/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졌다(후략)”


작품 속 풍자 대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됐고 시인은 2014년 개정판 시집 말미에서 “시 속에 등장하는 돼지와 여우는 우리 사회를 주무르는 위선적 지식인의 보편적인 모델”이라면서 “‘돼지의 변신’을 쓰기 전에 머릿속에 생각해 둔 ‘아무개’가 있었으나, 시를 전개하며 나도 모르게 ‘그’를 넘어섰다”며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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