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회장 구속 배임횡령·조세포탈·임대주택법 위반 등 혐의

탈세·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7)이 7일 구속됐다.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5억원을 받아 챙긴 이 부회장의 비자금 관리인 역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6일) 오전 10시3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사실 중 상당부분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권 부장판사는 같은 날 오후 3시 이 회장의 측근인 부영그룹 이모 고문과 이모 전무에 대해서도 영장심사를 진행하고 7일 0시58분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주거와 직업이 일정하고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상당부분 수집돼 있는 점, 피의자들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같은 날 오후 3시 영장심사가 진행된 부영그룹 계열사인 동광주택에서 경리과장으로 일하던 박모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 2일 이 회장을 비롯한 부영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특가법상 횡령·배임과 조세포탈, 공정거래법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위반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역외탈세, 횡령, 회사자금 유용, 부당이익을 취한 불법분양 등의 혐의점을 포착하고 이 회장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두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세청은 2016년 4월 이 회장이 부인 명의의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해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부영그룹이 캄보디아 신도시 조성사업 등에서 역외탈세를 한 정황이 담긴 자료도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6월 이 회장의 친척이 운영하는 계열사 7곳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 위해 자료요청을 했으나 이 회장이 지분현황을 차명으로 허위 신고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7개 회사는 부영 소속회사에서 누락돼 있었는데, 미편입 계열사의 경우 공시의무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에 이용될 수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임대주택 보증금과 임대료를 실건축비가 아닌 표준건축비로 산정해 수천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정황도 포착, 증거자료와 진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횡령한 돈을 회사에 반환하지 않고 재판부를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회삿돈 27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되자 부영 주식 240만주와 188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회사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이를 감안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는데 이 회장이 이를 변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난해 10월 화성 동탄2지구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및 허위원가 공개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 회장이 부인 명의의 유령회사로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계열회사에 친인척을 임원으로 등재해 상여금 및 퇴직금을 받게 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이 회장측을 협박해 5억원을 뜯어낸 전직 비자금 관리인 박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공갈 혐의로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건축물에 쓰이는 미술 장식품 가격을 부풀리고 차액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이 회장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씨는 이 회장측을 협박해 5억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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