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결선투표 실시…후지모리-산체스 초박빙 승부

7일(현지시간) 페루에서 대통령 결선투표가 실시되었다. 이번 선거는 보수 우파 정당 후에르사 포풀라르(Fuerza Popular)케이코 후지모리 후보와 좌파 성향의 훈토스 포르 엘 페루(Juntos por el Perú)로베르토 산체스 후보가 맞붙는 구도로, 두 후보는 모두 부패 의혹과 정치적 논란을 안고 있어 유권자들의 선택이 쉽지 않다.

케이코 후지모리는 전 독재 대통령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딸로, 4선에 도전하는 정치 베테랑이다. 보수 유권자층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그녀는 치안 강화와 경제 성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지층을 결집시켜왔다. 반면 산체스는 과거 페드로 카스티요 정권에서 무역관광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농촌 및 원주민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진보적 사회 정책과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후지모리가 약간의 우위를 보였으나 격차는 통계적 오차 범위 내에 불과했다.

이번 결선투표는 페루의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치러졌다. 2016년 이후 페루에서는 9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전대미문의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으며, 탄핵과 부패 스캔들, 의회-행정부 간 충돌이 반복되면서 국가 기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이 같은 배경에서 유권자들은 1차 투표에서 35개 후보 중 단 한 명도 과반을 얻지 못하는 분열상을 보였고, 두 결선 후보 모두 합해도 전체 유효 투표의 30%에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지지가 분산됐다.

두 후보 모두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후지모리는 과거 선거자금 수수와 관련한 법적 다툼이 계속되고 있으며, 산체스도 선거 재정 신고 위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백지 투표나 무효표를 행사하겠다는 움직임도 상당해, 실질적 지지 없이 이기는 '최악을 피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페루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후지모리가 당선될 경우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칠레의 카스트, 에콰도르의 노보아에 이어 라틴아메리카 우파 조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체스의 당선은 포퓰리즘적 좌파 정책의 복귀를 예고하며, 광업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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