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산불 피해 확산…농업·관광까지 기후비용 커져

유럽의 산불 피해가 남유럽을 넘어 벨기에와 영국 등 북부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올해 여름의 기후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 벨기에 하이펜스 자연보호구역에서는 국가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고 비가 내리면서 확산세가 다소 약해졌지만 이탄층 깊숙이 남은 불씨 때문에 완전 진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페인과 그리스, 크로아티아와 프랑스에서도 대형 산불이 이어져 주민과 관광객의 대피가 반복됐다. 올해 유럽의 산불 피해면적은 수십만 헥타르에 이르며 과거보다 산불 위험이 낮았던 지역도 영향을 받고 있다. 폭염과 장기 가뭄, 건조한 바람이 겹치면 작은 불씨도 빠르게 확산된다. 농촌 인구 감소로 관리되지 않는 초목이 늘어난 것도 산불의 연료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존 소방체계가 과거 기후를 기준으로 설계된 지역에서는 새로운 규모의 화재에 대응하기 어렵다. 농업 피해도 커지고 있다. 폭염과 가뭄은 곡물과 과일, 포도와 올리브의 수확량을 줄이고 산불은 농경지와 저장시설을 직접 파괴한다. 작황이 나빠지면 식품가격이 오르고 가축 사료와 관개용수 비용도 증가한다. 이미 높은 에너지 비용을 부담하는 유럽 가계에는 식품물가 상승이 추가적인 압력이 될 수 있다. 관광산업은 성수기 산불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휴양지와 국립공원이 폐쇄되면 숙박과 식당, 렌터카와 지역 상점의 매출이 줄고 관광객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해변과 캠핑장처럼 대피로가 제한된 곳에서는 안전관리와 다국어 경보, 교통 통제가 더욱 중요하다. 여행사와 보험사도 취소와 대체 숙박, 재난보상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산불 이후에는 장기적인 산림복구와 토양보호가 필요하다. 나무와 초목이 사라진 지역은 비가 내릴 때 산사태와 홍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주택 주변의 가연물 제거와 방화선, 산림도로와 저수시설을 확충하고 소방항공기의 국가 간 공동운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이번 산불은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농업과 관광, 보험과 지방재정에 영향을 주는 경제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폭염과 산불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면 각국은 이를 일회성 재난이 아니라 매년 발생할 수 있는 계절적 위험으로 관리해야 한다. 재난예방에 투자하는 비용이 피해 복구비보다 작을 수 있다는 인식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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