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정부, "보호 무역" 강조 무역전쟁 일어 날 수도
05/16/16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중 한 사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서로 상이한 정치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 통상 분야에서는 미국과 미국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끌고 가겠다는 입장이 같다.
미국의 차기 정부는 자유무역보다는 보호무역 색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무역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수출 의존형 경제인 한국에 통상 파고가 밀어닥칠 수 있다. 미국 대선전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차기 미국 정부의 통상, 경제 정책이 몰고 올 파장을 심층 진단해 본다.
◆트럼프의 미국, 클린턴의 미국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투자가 등은 지금 트럼프의 미국과 클린턴의 미국이 어떤 모습일지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두 후보의 경제, 통상 정책은 국익과 기업 및 개인의 이익에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무엇보다 정반대의 정부관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세금을 줄이고, 정부 지출도 줄이겠다는 게 트럼프의 기본 구상이다. 클린턴은 ‘큰 정부’를 꿈꾼다. 클린턴은 세금과 정부 지출을 늘리고, 규제도 강화할 생각이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서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부자 증세와 기업이 내는 법인세 문제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찾고 있다.
트럼프는 개인 및 법인세 제도를 간소화하고, 7개로 나뉜 소득군의 세율을 일제히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7개 소득 수준별 세율 구간을 4개 구간으로 줄이고, 저소득층 7300만가구에 대한 소득세 면제를 제안했다. 법인세는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15%로 통일할 생각이다.
클린턴은 소득 수준 구간을 더 세분화하고, 연소득 500만달러(약 58억6000만원) 이상 계층에 대해 세율을 추가로 4%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간 총소득이 100만달러가 넘는 소득자에게 최소 세율 30%를 부과하는 일명 ‘버핏세’를 도입하겠다는 게 클린턴의 구상이다. 클린턴은 법인세 세율을 손대지 않되 기업 해외 이전을 봉쇄하기 위한 ‘국적 포기세’를 신설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반자유무역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다르다.
우선 두 사람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을 들여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고 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임 시절에는 TPP를 무역협정의 교과서라고 극찬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입장을 번복했다. 클린턴은 민주당의 텃밭인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TPP 반대로 돌아섰다. TPP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와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 사이에 열리는 의회에서 비준 절차를 마치지 않으면 차기 정부에서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TPP가 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며 이를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기존에 미국이 체결한 무역 협정의 전면적인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필요하다면 한국 등 협정 당사국과 재협상을 하겠고 밝혔다.
클린턴은 대통령 직속의 ‘수석 무역집행관’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집행관이 다른 나라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대응 조치를 총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중 환율 전쟁 발발하나
트럼프와 클린턴은 환율 방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핵심 대상국은 중국이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징벌적인 성격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적용할 관세율을 45%로 정하겠다고 트럼프는 강조했다.
클린턴도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시장 개입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환율 시장에 개입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중국과 일본을 지목했다.
WTO에서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도 쟁점으로 부각돼 있다. 중국은 WTO 가입 15년이 되는 올해 말까지 ‘비시장경제’로 분류돼 다른 회원국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불이익을 감수했다. 그러나 가입 15년이 지나면 ‘시장경제지위’를 부여받아 이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 클린턴은 올해 말이 지나도 WTO가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 대국 순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에 휘말려들면 글로벌 경제가 침체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중 간 통상 마찰은 한국 등 여러 국가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