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루케이, 평창 올림픽 수주 위해 급조 했나?

최순실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더블루케이가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여기에 청와대와 정부가 지원사격에 나섰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씨가 비선실세로 영향력을 행사해 K스포츠재단을 자신의 개인 회사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31일 정치권과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계 등에 따르면 더블루케이는 설립 당시부터 정부 차원의 체육 관련 시설 사업에 뛰어들 생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더블루케이가 처음 관심을 뒀던 사업은 경기도 하남시 대한체육회 부지의 생활체육시설 건설이었다.


더블루케이가 설립직후 1월 중순경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회사인 누슬리에 연락을 취한 당시에도 하남시 생황체육시설 건설 사업을 먼저 제시했다. K스포츠재단이 3월 롯데그룹에게 자금 출연을 요구하면서 내세웠던 사업과 같다. 더블루케이는 누슬리 측에 대한체육회 소유 부지가 다 확보돼 있고 공사 수주도 확실하다고 자신했다고 한다.


우연의 일치처럼 이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생활스포츠 중요성을 강조하며 체육시설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대구 수성구 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규제를 개선해서 다양한 체육시설 설립을 유도하고, R&D(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해서 이러한 성장 곡선을 더 끌어올리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더블루케이가 누슬리와 손잡고 평창올림픽 시설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청와대와 정부가 개입하는 모양새가 발견된다. 더블루케이가 지난 3월 8일 서울에서 누슬리를 만나는 자리에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종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참석해 평창올림픽 시설 공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종범 전 수석은 이 자리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보통 스포츠행사 개폐막식장을 지으면 끝난 뒤 부숴야 하는데 누슬리가 그런 시설의 조립과 해체 기술을 가진 세계적 회사다. 평창올림픽 시설 때문에 굉장히 고심을 하던 시점이어서 설명회에 가봤는데 그 방식도 비용이 꽤 많이 들어서 금방 돌아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누슬리 관계자는 "한국의 다른 대기업과 미팅이 있어 서울에 간 김에 더블루케이가 회사를 소개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만났던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장 시설은 미팅 아젠다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 역시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장 시설은 이미 지난해 말 입찰 내용이 다 정해져있던 상태"라며 "안 수석이 이를 누슬리에게 들어본다는 것은 시점 상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누슬리가 더블루케이와 사업협력 관계를 맺은 후 박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과 관련해 누슬리가 언급됐다는 이야기가 문체부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참여 업체들 사이에서는 누슬리가 'VIP(대통령)'의 관심 사항으로 여겨져 조직적인 지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오가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초만 하더라도 평창올림픽 관련 시설 공사가 평창올림픽 조직위와 강원도, 문화체육관광부 사이의 알력다툼으로 수주업체 선정 등에서 잡음이 일고 연이은 유찰로 이어져 진척 속도가 느려지면서 누슬리를 비롯해 해외 업체들이 입찰 참여 자체를 포기하던 분위기였다.


그러나 올해 말 예정된 평창올림픽 오버레이(임시스탠드 및 부속물) 공사 입찰을 앞두고는 누슬리등 해외 업체들에게 불리했던 입찰 규정들이 바뀌는 등 상황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림픽 관련 업계에서는 누슬리가 세계적인 회사라는 것을 다 안다"면서 "평창올림픽 관련 사업이 워낙 문제가 많아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더블루케이가 누슬리를 등에 업고 사업 이권을 노리고 여기에 정부 지원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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