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대표단 파견 준비 착수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특사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내정하고 한미 관계 재구축에 시동을 걸자 미국 정부도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대표단을 파견하도록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11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의 대통령 탄핵과 파면 사태로 동맹 관계가 다소 소원해지고,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급격히 고조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조속히 만나 한반도 정책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적지 않다.


미국 정부가 '시스템'과 관례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대표단의 구성과 규모는 과거 사례를 따를 것이라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과거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단장으로,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이른바 '한반도 라인 3인방'을 포함하는 3~4명 규모의 압축적인 대표단이 우리나라 대통령 당선인들을 방문해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던 2003년 1월에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이명박 당선인 시절이던 2008년 1월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방한했다.


직전 박근혜 당선인 시절이던 2013년 1월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대니얼 러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포함한 대표단이 박 당선인을 만났다.


이번에도 과거 관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단장을 맡아야 할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공석이라는 점이다.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 역시 아직 빈자리로 남아있다.


매슈 포틴저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정도가 방한이 확실시되는 인사로 지목되고 있다.


미 정부가 한미 관계 조율의 시급성을 고려해 한반도 라인의 인선을 서두를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것이란 관측 또한 만만치 않다.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 스캔들'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해임 파문으로 여유가 없는 만큼, 당분간 차관보급 인사들의 인선에만 집중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만약 국무부와 국방부의 한반도 관련 차관보의 인선이 늦어진다면, 포틴저 선임보좌관과 함께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부차관보) 등이 방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주한 미국대사도 공석인 상태다. 앞으로 한미 관계 조율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선을 서두를지 주목된다.


한편 과거 미 정부는 대표단에 이어 한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장관급 경축특사단을 보내왔지만, 이번에는 취임식이 사실상 약식으로 치러지면서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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