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올해 예산안 합의. 15억 달러 국경장벽 예산은 제외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미국 연방 예산안 협상을 타결하면서 정부 업무 마비 상황은 피하게 됐다. 지난 27일 임시 예산안 편성에 여야가 합의한 지 사흘 만이다.


블룸버그는 30일(현지시간)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의회 예산안 교섭대표단이 이날 저녁 오는 9월30일까지 운용할 2017 회계연도(2016년 10월 1일∼2017년 9월 30일)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상·하원 의회는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예산안을 표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보도했다.


여야 모두 구체적인 예산안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25억 달러가 국방부 예산 증액에 들어갔고, 15억 달러가 국경 안보 강화에 포함됐다. 단, 국경 안보 강화 예산에는 장벽 설치, 이민·세관 관련 기관을 강화하는 데 쓸 수 없게끔 여야가 합의했다고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미국인에게 좋은 합의"라면서 "마침내 정부 셧다운의 위협이 테이블에서 사라졌다"고 환영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안에서 납세자의 혈세를 비효율적인 국경장벽 설치에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으며, 이와 더불어 중산층에게 필요한 의료연구·교육·인프라 투자금액도 증액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160여개 법안을 철회하게 했다고 자평했다. 이 법안에는 금융업계 대폭 규제완화책과 환경 예산 축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예산안이 트럼프 정부의 주요 공약들과 반대되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공화당에서 반대하는 오바마케어를 위한 예산도 일부 반영된 까닭이다. 또한 오바마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던 미 연방 국립보건원 예산을 20억달러 편성했다. 9억9000만달러는 여성구호기금, 11억 달러는 재난 복구 기금으로 쓰인다. 트럼프 정부가 대폭 축소를 주장했던 환경보호청 예산도 1% 삭감에 그쳤다. 직원수도 그대로 유지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그간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 폐지·대체법안인 이름바 '트럼프케어(미국보건법·AHCA)'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 예산으로 멕시코 장벽을 설치할 수 없다며 예산안 보이콧을 불사한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예산은 9월 이후로 미루겠다고 한발짝 뒤로 물러나면서 여야 합의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공화당이 트럼프케어 재입법을 시도하자 민주당이 반발해 예산안 통과가 불발됐다. 결국 여야는 예산한 합의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임시예산안을 통과하고 연방정부 예산안 합의 시한을 일주일 늘리는 데 그쳤다. 오는 5일까지 예산안을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정부의 일부 업무가 정지는 이른바 '셧다운' 상황에 직면할 위기에 놓일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야가 이날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하면서 예산안 합의 시한 전에 본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당은 이번주 초에 예산안 표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2017년 회계연도 예산안 통과를 올해로 연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여야간 이견이 뚜렷해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여야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첫 초당적 합의라며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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