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과 분노' 속에서 트럼프의 대북 자세는 어떨까?

최근 미국 정가를 휩쓸고 있는 미국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서적 '화염과 분노 :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뒷이야기'에선 '북한'이 총 11번 언급된다. 색인(index)을 제외하면 그 횟수는 총 9번이다. 이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본 방향을 들여다봤다.


지난해 2월 11일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 야외 테라스에서 만찬을 즐기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대북 문제를 논의했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북한에 대한 언급은 지난 여름 17일간의 '실무휴가'에 집중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4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으로 휴가를 떠났고 20일 밤 백악관에 복귀했다. 이 휴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주요 언론들과 외교 및 군사 전문가들로부터 '북한과 핵전쟁을 벌일 수 있다'며 거센 비판을 받았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을 했다. 


울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휴가에 불만이 많았다. 언론이 골프 일정에 매번 주시하는 게 거슬렸다. 휴가에 '실무'(working)가 붙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골프에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지만 참모들은 대통령이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힘들게 마련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8일에 점심식사를 하면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를 논의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팔꿈치에 머리를 기댄 채 단조로운 목소리로 성명을 읽었다. 기자들로부터 몇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대부분 오피오이드에 관한 따분한 것들이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북한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울프는 "북한은 세부 내용은 많지만 답변은 부족한 문제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에서 애를 먹고 있었다. 더욱이 그는 경멸적 별칭을 쓰며 김정은에 대한 적대감을 점차 개인화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있는 것처럼 조용하더니,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활기를 되찾는 것처럼 보였다"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에 추가 위협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지금까지 세계가 목격하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그(김정은)는 정상적인 상태를 넘어 매우 위협적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즉흥적, 돌발적으로 나온 것이다. 울프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오피오이드 논의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선 안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했던 발언을 위험을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상황을 경시하란 조언을 계속 받았지만 이날 발언으로 이주 내내 북한은 최대의 화제가 됐다. 그러자 참모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대다수 참모들은 북한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북한을 "날려버리겠다"는 대통령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놓고 전전긍긍했다. 


1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을 공격한다면 "그들에게 전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염과 분노'보다 더 강경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알게 될 것"이라고 반복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 필요할 경우 군사옵션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위협은 "참모들로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울프는 책에서 북한 문제를 포함해 외교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감정(emotion)과 개인적 연관성에 따라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 특정국가나 분쟁에 대해 새로운 걸 배우길 꺼렸다며 딱딱한 정보들로 가득찬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브리핑을 몹시 싫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4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이 백악관에서 논의됐는데 울프는 "대통령이 이 공격 자체가 아니라 이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 짜증을 냈다"고 전했다. 장녀인 이방카 선임 고문과 디나 파월 전략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아이들이 화학 공격에 죽어가는 끔찍한 이미지를 보여주자 군 비행장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6월 카타르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봉쇄를 미국이 지지하게 된 것은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 간의 친분에서 비롯됐다고 울프는 지적했다.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은 팩트를 거부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면서 행동의 결과에는 눈을 감았다면서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와 아프간 추가 파병 등을 사례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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