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는 부유세 도입...트람프는 법인,상속세 폐지
08/12/16ㆍ미 대선주자 경제공약 비교
ㆍ클린턴, 해외 이전 기업에 ‘이탈세’
ㆍ트럼프는 환경 등 규제철폐 공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도 11일(현지시간) 경제 공약을 내놓으면서 두 후보의 경제정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법인세·소득세 인하를 약속한 트럼프와 달리 클린턴은 부유세 도입을 천명하는 등 조세, 금융규제, 보건·복지, 에너지 등 분야에서 차이가 선명하다.
■부유세 대 부자감세
클린턴은 이날 미시간주 워런에서 경제정책 연설을 했다. 워런은 사흘 전 트럼프가 경제정책 연설을 했던 디트로이트에서 16㎞ 떨어진 곳이다. 이번 대선의 핵심변수로 부상한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지대) 노동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다.
클린턴은 “백만장자들이 비서들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서는 안된다”며 워런 버핏의 부유세 제안인 ‘버핏 규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현재 7단계(10%·15%·25%·28%·33%·35%·39.6%)인 소득세 과표 구간에 한 단계를 추가해 연소득 500만달러 이상 0.02%에 43.6%를 과세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간 100만달러 이상 소득자에게도 최소 세율 30% 이상을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트럼프는 지난 8일 경제정책 연설에서 “로널드 레이건 정부 이래 최대 세제개혁”이라 자평한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최고세율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고, 소득세 과표를 7단계에서 12%·25%·33%의 3단계로 단순화한다는 내용이다. 또 “평생 세금을 내온 노동자에게 죽을 때마저 과세해서는 안된다”며 상속세 폐지를 제안했다. 그러나 상속세 폐지는 트럼프처럼 많은 부를 물려줄 부자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
클린턴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이탈세’를 걷고 세금 감면액을 반납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해외 자산을 국내로 다시 돌려놓는 기업에 10% 특혜 세율을 주겠다는 ‘당근책’을 내놨다. 택스폴리시센터는 두 후보의 정책대로라면 클린턴은 향후 10년 동안 세수가 1조1000억달러가 늘고, 트럼프는 9조5000억달러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회기반시설 투자 등 공약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언급이 없다.
■규제강화 대 규제철폐
트럼프는 월가 규제 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이 ‘영업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폐지 또는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클린턴은 여기에 더해 금융 규제를 추가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 규제도 없애고 화석에너지 산업을 다시 부양하겠다고 했다. 반면 클린턴은 화석에너지 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철폐하겠다고 한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의료보험 개혁법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클린턴은 ‘오바마케어’에서 더 나아가 미국판 건강보험공단 설립해 민간보험사들과 경쟁하는 ‘퍼블릭 옵션(public option)’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도 입장차가 큰 이슈다. 트럼프는 애초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다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섰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클린턴은 현행 시간당 최저임금 7.25달러에서 12달러로 인상을 주장하다 버니 샌더스 측 압박에 15달러 인상안을 수용했다.
■입장 비슷한 보호무역주의
무역정책은 두 사람의 입장에 큰 차이가 없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은 이날 선거가 끝나면 찬성으로 돌아설 거라는 불신을 의식한 듯 “지금도 반대하고, 선거 후에도 반대할 것이며, 대통령이 되어서도 반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TPP를 포함해 우리 일자리를 죽이고 임금을 낮추는 어떠한 무역협정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역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는 멕시코산 수입품에 35%, 중국산에 45%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