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의 위기..커지는 미르·K스포츠 재단의 논란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두 재단에 기업 출연금을 모금해 준 것으로 알려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위기를 맞았습니다. 정경유착 논란 속에 전경련 해체 요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부 박소정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과의 관계, 상당히 알려져 있습니다만,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요.


먼저 전경련이 어떤 단체인지 간단히 말씀드리면, 대기업과 공기업, 업종별 경제단체로 구성된 경제 분야 민간단체입니다. 전경련에 속한 기업, 그러니까 회원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6백 개 정도에 이릅니다. 


지난해 10월에 세워진 미르재단, 올해 1월 설립한 K스포츠재단. 이 두 재단과 전경련의 연결고리는 대략 800억 원입니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르재단에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125억, 현대차그룹 85억, SK그룹 68억 등 30여 개 기업이 출연금 486억 원을 냈습니다. K스포츠재단에도 역시 비슷한 기업들이 288억 원을 냈습니다. 합하면 774억, 8백억 가까운 액수입니다. 모두 전경련 회원사들이고 출연금 규모가 재계 순위와 비슷한 데다, 비슷한 시기에 약속한 듯 돈을 냈습니다. 이런 탓에 청와대 외압 의혹이 제기된 거죠.


한 대기업 관계자는 청와대 지시를 받아 전경련에서 일괄적으로 할당했다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경련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설립된 재단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현재 실질적으로 전경련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상근부회장인 이승철 부회장인데요. 이 부회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은 자신이 낸 아이디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개입은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의혹은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전경련이 결국 두 재단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했죠.


그렇습니다. 의혹이 커지자 이승철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상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고는 1주일 만에 급히 발표했습니다. 전경련은 먼저 두 재단의 운영이 공통된 부분이 많고, 비효율적인 면이 나타났다고 자체 진단했습니다. 


이어 기존 재단을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을 아우르는 750억 원 규모의 통합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음 주에 새 통합재단 설립 신청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두 재단의 잔여 재산 750억 원을 신규 재단에 귀속하려면 해산 전에 먼저 설립해야 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미르와 K스포츠 해산은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어 의결하기로 했습니다.


전경련 입장에서는 수습 방안이라고 내놓은 건데, 논란이 가라앉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네, 오히려 논란이 더 커지고 말았습니다. 우선 정상화된 국정감사 무대에서 전경련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의혹에 휩싸인 두 재단을 바로 해산하는 건 증거 인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또, 정경 유착의 통로라는 비난과 함께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이언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경유착의 창구가 되는 재벌 대기업의 이익단체,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요.]


[유일호 /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 전경련이 해체하는 것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야당뿐 아니라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대, 보수 진보 경제단체가 함께 전경련 해산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고, 여당에서까지 이런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유승민 / 새누리당 의원 : 법적으로 전경련을 해체하는 수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경련은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와 함께 전경련은 검찰 수사 대상에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지난달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청와대 개입 의혹을 밝혀달라는 요구와 함께 전경련이 특혜를 노리고 거액을 모금했다면서 고발했는데, 검찰이 사건을 배당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겁니다.


과거에도 일해 재단 자금 논란, 불법 대선자금 모금 의혹 등등 끊임없이 정경 유착 논란에 휩싸였던 전경련이지만, 그때마다 윤리선언을 하거나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위기를 넘겨왔습니다. 하지만 창립 55년을 맞은 현재, 존립 근거마저 의심받는 처지로 내몰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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