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앵커 베이비' 발언으로 한인 사회 반발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젭 부시가  ‘앵커 베이비(anchor baby)’ 발언으로 아시아계를 대놓고 비판하자 한인 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앵커 베이비는 미국에서 출생한 자녀를 닻(anchor) 삼아 미국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는 이민자에 대한 경멸적인 뉘앙스를 담은 발언은 당장 이민자 커뮤니티의 반발을 샀다. 워싱톤지구 한인연합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경멸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부시에게 발언을 철회하고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국계, 중국계가 많은 캘리포니아에 지역구를 둔 마이크 혼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미국 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는 누구도 그 같은 권한이 약화되도록 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워싱턴과 버지니아 일대의 한인 모임인 워싱턴한인연합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경멸적이며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부시 후보는 발언을 철회하고 아시안 커뮤니티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인 2세들이 주축인 미주한인협의회도 “모욕적이고 무례하다”고 논평을 냈다. 그간 각종 선거때 버지니아주에서 출마한 후보들의 토론회를 개최해온 한인정치참여연합의 마이클 권 회장은 “극소수의 행위를 마치 아시아계 전체에 해당되는 것처럼 표현해 아시아계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버지니아주 의회의 마크 김 하원의원(민주당)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에서 자신을 추월하자 초조한 나머지 속내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한인 사회를 비롯한 미국 내 아시아계가 발끈한 이유는 부시 전 주지사가 그간 히스패닉의 불법 이민을 놓고 불거졌던 논란을 아시아계로 돌렸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성폭행범’으로 지칭하며 미국 백인 보수층의 속내를 건드려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멕시코 출신 부인을 둔 부시 전 주지사가 히스패닉 표심을 의식해 아시아계를 지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부시는 25일에도 콜로라도에서 “임신한 여성들을 미국에 보내 아이를 낳고 시민권을 얻는 매우 제한적인 사기 시스템을 언급했던 것”이라고 불을 끄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멕시코계 이민자와 결혼한 부시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 내에서도 온건파로 통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 중인 미등록 이민자들의 합법 체류 지위 부여에 다른 후보들보다 더 지지하는 편이었다.


이번 발언으로 부시는 적어도 민주당 선거전략가들에 의해 도널드 트럼프와 한묶음으로 묶여 비판받게 됐다.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는 영어, 스페인어로 부시의 헛발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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