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인정 안한 트럼프...자신의 골프장에 침식방지 제방 승인 요청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앞뒤 맞지 않은 언행이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그간 기후변화를 거짓말로 일축한 것과 달리 정작 기후변화에 따른 골프장의 침식을 막고자 아일랜드 관계 당국에 방파제 축조 승인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인 타임과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아일랜드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골프장 코스 침수 우려로 길이 3.2㎞에 달하는 제방 축조를 이달 초 관계기관에 신청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가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 앤드 호텔 아일랜드는 아일랜드의 카운티 클레어에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높아진 바닷물이 골프장을 덮치지 못하도록 제방을 쌓아야 한다는 논리다.


호텔 측은 신청서에서 "지구 온난화와 이에 따른 여러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방조제를 축조해야 한다"고 썼다.


이는 그간 기후변화를 철저히 무시해 온 트럼프의 태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트럼프는 기후변화와 이것이 인류에게 끼칠 악영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2012년엔 트위터에 "지구 온난화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빼앗기 위해 중국이 만들어낸, 중국을 위한 개념"이라고 쓰기도 했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뒤에도 트럼프는 '우리가 직면한 첫 번째 도전 과제가 지구 온난화'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정치사에서 들어본 말 중 가장 멍청한 것 중 하나이자 가장 순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화석 연료 사용 억제를 뼈대로 지난해 12월 국제사회에서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두고도 "미국에 일방적으로 좋지 않다"며 집권 후 재협상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처럼 기후 변화에 코웃음치지만, 자신의 골프장을 보호하기 위해선 했던 말도 뒤집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트럼프의 아일랜드 호텔은 트럼프가 신뢰하지 않는 정부 기관 과학자의 자료를 인용해 지구 온난화 대비 필요성을 역설했다.


호텔은 '2050년까지 꾸준한 속도로 육지가 침식될 것'이라는 자료를 인용한 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수위가 상승한다는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아일랜드 대부분의 해안가가 침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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