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한반도 외교 정책- 캐서린 문
08/01/162016년 미국 대선은 이례적으로 외교정책이 논쟁의 중심에 있는 선거다. 이는 한·미동맹을 흔드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워싱턴 한반도 전문가로 각각 민주당·공화당 성향을 대표하는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를 만나 견해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각각 지난 6월9일 브루킹스연구소, 28일 CSIS 회의실에서 이뤄졌고 e메일로 보완했다.
캐서린 문 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사진)는 오랜 민주당 지지자다. 2008년,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고 지금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다. 그가 교수로 있는 웰슬리대는 클린턴 후보의 모교이기도 하다.
클린턴은 이라크 침공, 리비아 체제 붕괴 등 미국 외교의 중요한 고비마다 군사개입주의를 선택해 ‘매파’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문 교수는 “클린턴에게 강경한 성향이 있고 불개입주의적인 오바마 대통령과 다를 수 있지만 조지 W 부시 부류의 매파와는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 클린턴은 ‘네오콘’과 구분되는 ‘자유주의적 제도주의자’로 무분별한 군사개입주의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클린턴의 개입주의는 남편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미국이 코소보, 르완다 내전 대응에 실패해 수많은 여성, 어린이들의 생명을 잃게 했다는 반성에 기초해 있다고 문 교수는 말했다. 그는 “클린턴은 분쟁지역의 군대, 민간인이 입을 피해를 고려해 오랫동안 제도와 규범들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분별 있게 군사개입을 결정할 것이고 그 결정은 근본적으로 인도주의적 결정일 것”이라고 옹호했다. 아울러 “만약 클린턴이 지금 같은 견해를 가진 남성이었다면 사람들이 그를 매파라고 불렀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교수는 “클린턴은 군사적 측면, 인권 문제에서 중국과 북한 모두에 강경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가볍게 여기면 오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클린턴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얼마나 열려 있느냐이다. 그는 “클린턴은 실용적인 인물이고 국제협력 메커니즘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 무엇보다 그는 북한 지도자와 달리 내적으로 단련된 풍부한 외교 경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새 행정부에 대북정책의 전면적 성찰을 요구했다. “민주, 공화 어느 쪽이 집권하든 미국은 대북정책을 심각하게 성찰하고 이념이 아닌 사실에 기초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 이후 대북정책의 설계자들은 북한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전제를 갖고 있었지만 그건 모두 바람에 기초한 사고로 판명됐다. 문 교수는 “북한이 어느 때보다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미국 본토로 날려보낼 기술까지 확보했기 때문에 차기 미국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풀어야 할 역사적 책임감뿐만 아니라 실제적 이유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도 다른 나라처럼 주권 유지와 체제 생존을 목표로 하고 북한 사회 역시 다른 사회와 다름없이 매일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정권과 사회를 동일시하는 순간 북한에 대한 선택지는 줄어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한반도 문제는 중동, 유럽 문제에 비해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문 교수는 “미국 당국자들이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동북아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온갖 말을 쏟아내지만 남북한 문제는 미국에 있어 대외정책과 국제관계 및 지정학 측면에서 중동 지역이나 유럽의 동맹만 한 무게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이 북한 문제에 쏟을 관심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해 중국의 대북정책 협조를 얻기는 더 어려워졌다. 그는 “역사상 어느 대통령보다 북한 문제 해결에 애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물리적 타격부터 핵군축회담까지, 북한의 유엔총회 참가 금지부터 종전 선언까지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페리 프로세스’에 버금가는 한반도 평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