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이 외치는 평화는 무엇?

[아키히토/ 일왕 (지난해 8월, 패전 70주년 추도식) : 세계의 평화와 앞으로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키히토/ 일왕 (지난해 1월, 신년사) : 세계 사람들의 평화를 기도합니다.]


보신 것처럼,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아키히토 일왕의 연설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헤이와' 인데요.


우리 말로 번역하면 '평화'라는 말입니다.


일왕은 2차대전 이후 줄곧 이 말을 강조해왔습니다.


평화주의에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아키히토 일왕, 어떤 인물인지 잠시 볼까요.


1933년생으로, 1939년부터 45년까지 이어진 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일본의 패전을 지켜봤을 당시, 일왕의 나이 11살이었습니다.


1989년 쇼와 일왕이 사망한 뒤에 즉위한 일왕은 국왕에 즉위한 뒤 줄곧 일본의 전쟁 책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아키히토 / 일왕 (지난해 8월) : 이전의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키히토 / 일왕 (지난해 12월) : 과거의 전쟁을 충분히 알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일본의 미래에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해 보상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 일왕의 사명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아키히토 일왕.


때문에, 전쟁 가능한 국가를 만들려는 현 아베 총리와는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평소, 한국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었죠.


2005년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 기념탑에 참배했고, 2007년에는 도쿄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사망한 고 이수현 씨를 소재로 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1989년 즉위 직후에는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친선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2012년에도 "언젠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퇴위 의사를 전하면서 일본 왕위계승은 이제 어떻게 이뤄지는가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일본 왕실의 왕위계승을 규정한 '왕실전범'에는 일왕의 생전 퇴위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다만, 일왕이 '숨졌을 때'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왕족이 왕위를 승계하도록 하는 규정만 있을 뿐입니다.


아키히토 일왕의 뜻대로 생전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무엇이 바뀌게 될까요.


먼저, 올해로 28년째인 연호 '헤이세이' (平成)가 다른 말로 바뀌게 됩니다.


누가 왕위를 물려받을 것인가 또한 관심사인데요, 현재 계승 1순위는 장남이자 왕세자인 나루히토입니다.


[나루히토 / 일본 왕세자 :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끔찍한 체험과 일본이 걸어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아버지인 일왕과 마찬가지로 전쟁에 반대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또한,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평소 소탈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나루히토 왕세자가 아닌 다른 인물이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아들이 없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되면 일본 왕실규정에 따라서는 왕손을 이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양기호 /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 나루히토 왕세자가 있어서 1순위가 되어 있고 2순위는 후미히토, 세 번째는 두 번째 아들의 손자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 왕실은 남자만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왕실 회의에서 이걸 다시 논의해서 여왕제를 인정한다면 지금 왕세자 그다음에 왕세자의 딸 이렇게 순위가 되지만 만약에 황실전범 규정대로 한다면 지금의 왕세자 딸인 아이코는 지금 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국왕에게만 예외적으로 조기 퇴위를 허용하는 특별법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200년 만에 일본에서 생전퇴위가 이뤄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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