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에 휩싸여 반파된 비행기 침착한 숭무원들 300명 승객 모두 구해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 소속 보잉 777 여객기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두바이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후 화염에 휩싸여 반파됐다. 그러나 승무원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탑승자 300여명 전원이 폭발 직전 무사히 탈출해 대참사를 피했다.


에미레이트항공과 두바이 정부 공보국에 따르면 인도 티루바난타푸람을 출발한 EK521편 보잉 777-300 여객기가 3일 오후 12시45분(현지시간) 목적지인 UAE 두바이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했다. 사고기는 착륙 직후 화염에 휩싸였지만 승객 282명과 승무원 18명 등 300명의 탑승인원은 기체가 폭발하기 직전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 탈출 도중 발생한 부상으로 1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상자는 없다. 탑승자 국적은 인도 226명, 영국 24명, UAE 11명, 미국ㆍ사우디아라비아 각각 6명 등이다.


사고 직후 승무원들의 빠른 대응이 빛났다. 착륙 도중 갑자기 큰 굉음이 울리고 연기가 기내로 들어오자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란에 빠졌다. 승무원들은 즉시 비상탈출구를 열고 비상 슬라이드에 바람을 불어넣은 후 승객들을 차례차례 탈출시켰다. AP통신과 인터뷰한 인도인 탑승객 샤디 코추크티는 “승무원이 당장 나가라고 하기에 여권만 겨우 챙겨 탈출했다”면서 “우리 가족이 모두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신이 자비를 베푸셨다”고 말했다.


셰이크 아흐메드 알막툼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기장과 승무원이 마지막까지 기내에 남아 승객을 탈출시켰다며 “직원들이 최고 수준의 프로정신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미국 CNN방송의 리처드 퀘스트 항공전문기자는 “통상 보잉 777-300기의 승무원들은 90초 안에 모든 탑승인원을 탈출시킬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한다”며 “이번에 이 계획이 정확히 이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승객들이 빠져나간 후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해 소방대원 1명이 숨졌다. 두바이 군주 셰이크 모하마드 알막툼은 사망한 소방대원 자심 에사 알발루시의 희생을 기리며 “생명을 구하고 사람들을 보호하는 의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희생한 이들을 자랑스레 여긴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약 6시간 동안 두바이 공항의 이착륙이 중단됐다.


에미레이트항공과 비행기를 제작한 보잉사는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AP통신과 CNN 등은 현장 증언과 영상을 토대로 비행기의 착륙 기어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은 탓에 동체 착륙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2013년에는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기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불시착해 3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운행하다 실종돼 2년째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의 기종도 보잉 77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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