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교수 협의회 공동회장 인터뷰

김혜숙(62) 교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화여대 철학과 원로교수인 그는 19일 총장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다. 1987년부터 29년째 이 학교에 몸담으면서 처음 겪는 일이다. “오죽하면 교수들이 나서겠습니까.” 교수협회장인 그는 개교 130년 만에 교수들이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를 “이화여대 전체가 모욕당한 느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이화여대 인문관에서 만난 그는 “미래라이프대학 신설계획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로 촉발된 위기가 정치문제로 비화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둘러싼 입시 및 학점 특혜 논란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는 지난 17일 교수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정씨 관련 논란을 해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김 교수는 “만약 입시나 학사 문제가 ㄱ학생에게 일어나고, ㄴ학생에게도 일어나면 학사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다수의 문제가 한 학생에게만 집중돼 있다. 왜 그 많은 일이 특정 학생 한 명에게서만 발생하고 있는지, 의문을 해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학사관리가 엄격한 것으로 알려진 이화여대에서 정씨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제대로 된 과제물도 내지 않고 멀쩡히 학점을 받았다. 그는 “인터넷을 긁어서 과제물을 내고, 교수는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 자료를 평가하고…. 이대 학생들과 교수들이 지금까지 그랬던가, 집단 전체가 모욕당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교수들의 대의기구인 교수협의회는 평생단과대학 설립 논란과 학내 경찰병력 투입 논란 뒤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정권과 연결된 스캔들로 비화하자 교수들 사이에서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연이은 의혹 제기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라며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문제부터 정씨의 입시와 학점 특혜 의혹까지…독립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는 19일 오후 3시 30분 열리는 집회를 시작으로 총장 사퇴 및 해임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다. 11월3일엔 학생과 교직원 등과 함께하는 대규모 공동 행동도 계획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학내가 정상화돼서 학생과 교수가 강의실에서 웃으며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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