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슨...돈 선거에 도전장

'민주적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버니 샌더슨 의원은 미국 마이애미의 퇴직자 도나 메이 리토위츠로 부터 1만 달러의 정치 기부금을 받았지만 7300달러을 되돌려 주었다. 선거법에 따라 개인이 한 정치인에게 줄 수 있는 기부금은 1년에 2700달러로 제한 되었기 때문.


샌더스는 다른 후보들처럼 별도의 정치활동위원회(PAC)를 구성하면 개인으로부터 1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고 슈퍼 PAC를 만들면 한 명으로부터 액수 제한 없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PAC나 슈퍼 PAC에 의존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리토위츠의 사례를 인용해 샌더스가 미국 정치의 고질병인 돈선거에 도전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샌더스가 지난달까지 모은 선거자금은 1520만달러(약 179억5000만원)다. 이 가운데 75%인 1140만달러가 ‘액트블루’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5달러, 10달러씩 들어온 소액 기부다. 샌더스의 기부자들은 1인 평균 31.30달러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슈퍼 PAC를 통한 거액 기부로 엄청난 선거자금을 모아둔 상태다. 클린턴이 모든 돈은 슈퍼 PAC를 통해 조지 소로스 등 몇몇 거부에게서 받은 돈 2000만달러를 포함해 4750만달러(약 561억원)에 이른다. 부시는 슈퍼 PAC를 통해서만 1억850만달러(약 1281억원)를 모았다.


힐러리 클린턴은 앞서 뉴욕에서 열린 자신의 대선 캠페인 발대식에서 5천5백여 명을 불러 모았다. 공화당의 선두주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3천여 명이 찾아왔다. 샌더스는 그간의 정치적 지명도나 인적 네트워크에서 클린턴이나 부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다. 그런데도 그 둘보다 2, 3배 많은 지지자들이 제 발로 찾아왔다. 미국언론들이 그 이유를 찾아 26년 동안의 샌더스 정치를 찾아 나섰다.


그의 정치적 자산과 매력은 진보의제에 있다. 26년의 정치인생을 진보적 의제의 법제화에 바쳤다. 유권자들이 그를 신뢰하는 이유다. 샌더스에게 '미국의 적'은 독점금융 권력의 성역인 월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개혁대상으로 꼽혀오다 어느덧 사라진 의제다.


하지만 그에겐 여전히 변화시켜야 할 정치적 화두다. "대형은행을 해체하고 조세제도를 개혁해 극소수 재벌에 편중돼 있는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분배해야 한다"는 그의 진심이 공감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더 큰 비전은 대형은행 등의 국유화를 염두에 둔 듯한 그의 정치적 상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다. 금융기관의 개혁을 통한 부의 재분배와 의료, 교육 개혁은 상시적 고용불안과 저임금, 저복지 상태의 유권자들에게는 복음과 같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빨갱이 타령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개혁하고, 1% vs 99%의 불평등 현실을 바꾸자는 월가점령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금방 독점적 금융구조를 해체하고 권력자들을 추방할 것 같던 캠페인은 무참하게 좌절됐다. 그 많던 '점령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을까. 샌더스에 대한 지지열풍이 월가점령운동으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의 보상심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상위 1%가 하위 90%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누구도 옹호하기 어렵다"는 샌더스의 언명은 그때 뉴욕의 주코티 공원을 가득 채운 좌절한 희망에서 발화하고 있다.


샌더스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이민 온 유대인 2세 정치인으로 개혁적 유대교 신자다. 낙태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 노조를 육성하고 시간당 15불까지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시장의 성평등과 대학 무상교육, 보편의료 정책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요인이다.


어쨌든 소액 기부 위주의 샌더스 대선자금 특징은 그가 가는 곳마다 많은 인파를 몰고 다니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샌더스에게 1만달러를 보냈다가 7300달러를 되돌려받은 리토위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샌더스가 표방하는 것이 좋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힐러리 클린턴은 별로다.” 리토위츠는 2008년 대선 때엔 오바마에게 기부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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