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민개혁 행정명령' 중간 위기 대법원 '추방유예 확대' 첫 심리/ 진보·보수 동수

미국 정부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불법 이민자로 불리는 서류 미비 이민자에 대한 추방 유예 조처를 골자로 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1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추방유예 확대조치(DAPA)에 대한 합법 여부를 심리했다. 이날 첫 심리는 오바마 정부와 텍사스주 등 공화당이 장악한 26개 주정부의 의견을 청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법관 정원은 9명이지만 지난 2월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이날 심리에는 대법관 8명이 참여했다. 8명의 대법관은 진보, 보수 성향이 각각 4명으로 분류된다.


90분 동안 계속된 첫 구두변론에서도 대법관들의 의견은 진보와 보수 성향대로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은 원고 측인 텍사스 주정부를,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은 오바마 연방정부를 각각 두둔했다. 보수 성향이면서도 그간 잇따라 진보적인 사회정책에 우호적인 판결을 내렸던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과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이번 심리에서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민자의 체류 신분은 입법으로 규정될 사안이지, 행정명령을 통해 해결할 과제가 아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권한남용에 방점을 찍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발동시킨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심리를 시작하자 이민개혁 조치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대법원 앞에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소송을 주도하는 텍사스 주 정부 측은 이날 변론에서 “불법체류자들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면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을 비롯해 건강보험,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막대한 재정부담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버츠 대법원장은 “텍사스 주정부가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으면 연방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할 텐데 그렇다고 주정부가 운전면허 정책과 관련해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처지이고 이는 정말로 난감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텍사스 주정부 측을 두둔했다.


반면 히스패닉계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행정명령은 대통령의 합법적인 권한”이라며 “이민정책 손질은 미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오바마 정부의 주장을 지지했다. 소토마요르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이번 텍사스 주정부의 소송이 받아들여진다면 앞으로 다른 주정부가 자신들이 반대하는 연방정부의 여러 규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빗장을 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재판에서 대법관 성향대로 4대 4로 갈라져 대법원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하급심의 결정이 그대로 적용돼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전면 중단된다. 이민개혁 행정명령 판결은 6월 이전에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을 지켜보는 시선을 고려해 비공개 토론에서 절충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11월 약 470만명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유예를 골자로 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러자 공화당이 장악한 26개 주정부가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2월과 5월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과 제2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잇따라 이민개혁 행정명령 중단을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오는 11월 미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해 합법 판결이 나오면 민주당 후보 진영에, 위법 판결 시 공화당 후보 진영에 각각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이민개혁에 대해 민주당 유력 대선경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찬성,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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