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조원 대의 추경예산 편성...경기 침체,실업등 경기후퇴 대비

하반기 경기후퇴에 대비한 재정보강(정부지출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인 정부가 10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9일 기획재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조선업 등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의 조짐을 보이는 고용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추경을 포함한 다양한 재정보강 대책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달 말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추경 편성안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추경 편성에 부정적이던 유일호 부총리의 발언 역시 갈수록 추경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4월말만 해도 “추경을 선뜻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던 유 부총리는 최근 들어 “충분한 재정보강책을 고민 중”(지난 14일) “추경을 포함한 정책조합을 고려하고 있다”(16일) “추경 포함 정책조합을 매우 고민하고 있다”(17일)며 연일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의 방향 선회는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로 하반기 경기침체 및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현재 상황이 추경편성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고심해 왔는데,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국가재정법이 규정한 추경 요건인 ‘대량실업’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자 내부적으로도 추경 편성 주장이 힘을 얻게 된 것이다.


마침 지난 15일 발표된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서 조선소가 밀집한 경남의 실업률은 1년 만에 1.2%포인트 상승한 3.7%에 달했다. 일자리가 줄면 국내소비(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데,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마저 타격이 오면 전체 경제성장률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구조조정을 하려면 고용이나 지역경제 대책을 위해 추경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경안 통과를 좌우할 정치권의 분위기도 호의적이다. 야당인 국민의당이 일찌감치 추경 편성을 주장하고 나선데 이어 그간 신중한 입장이던 여당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뚜렷하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추경’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재정이 적극 역할을 하는 쪽으로 한발짝 다가섰다고 보면 된다”며 정부의 추경 편성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또 “전체적으로 세입이 순조롭게 들어오고,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 (추경 편성으로 인한 국채 발행시) 이자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추경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4월까지 걷힌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조원 증가했을 정도로, 세수 실적은 좋은 편이다.


실제 추경의 규모는 10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여기에 공공기관의 지출확대나 정책금융 등의 보강책이 더 붙을 것으로 보인다. 5조원 미만 수준의 추경이라면 기존 지출을 늘리는 것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적어도 10조원 규모는 돼야 경기진작 효과를 볼 거란 의견이 높다. 다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채 발행을 전제로 한 추경 편성에 반대하고 있어 1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대규모 추경 편성은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구조조정이 추경과 관련한 정부의 시각을 바꾼 만큼 추경 지출은 일자리 대책, 특히 고용 파급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지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교육이나 보육 관련 지원 등을 통해 민간의 소비여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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