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 구성 전격 합의’...국회의장 지켜낸 더민주
06/08/16여야 ‘원 구성 전격 합의’ 배경
ㆍ새누리, 법정시한 만료 부담에 “국회의장 양보하겠다”
ㆍ국민의당은 교문·산자위 ‘노른자 위원장’ 실속 챙겨
여야 3당은 8일 꽉 막혀있던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지었다. 국회의장을 둘러싼 여야 3당의 기싸움이 이날 오전 일단락되면서 상임위원장 배분을 포함한 최종합의까지 10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 확보로 ‘여소야대 국회’ ‘총선 승리’의 상징을 가져갔다. 새누리당은 ‘여당 국회의장 사수’에서 물러나며 핵심 상임위 배분에서 실리를 챙겼다. 국민의당도 목표했던 상임위원장 두 곳을 맡아 실속을 거뒀다.
■상임위원장 배분, 성적표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열고 20대 국회 원 구성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집권여당 국회의장 고수’라는 협상 제1원칙을 내려놓으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은 여야 3당이 공감한 ‘8(더민주):8(새누리당):2(국민의당)’ 원칙이 유지됐다.
더민주는 여당이 독식했던 경제관련 상임위 중 예산결산특위를 차지하고, 외교통일위·윤리특별위도 야당 몫으로 가져왔다. 당초 법사위·운영위·예결위 등 ‘3대 핵심 상임위’ 중 한 곳과 기획재정위·정무위 등 경제 상임위 중 한 곳을 주장했던 것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당내에서는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의장을 가져간 당이 거국적으로 양보해서 정상적인 원 구성을 이뤘다는 평을 받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장과 연동돼 있던 법사위·운영위는 새누리당이 챙겼다. 국회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으로 19대 국회에서 야당이 위원장을 맡았던 법사위를 여당 몫으로 가져온 것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국회 운영과 청와대를 소관으로 하는 운영위를 포함해 핵심 경제 상임위 2곳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확보했다. 정 원내대표는 “법사위·운영위·미방위를 지켜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산업통상자원위를 확보해 당초 목표를 관철했다. 이 과정에서 더민주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국민의당 몫으로 거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국민의당이 선호한 상임위 두 곳으로 정리됐다.
■‘국회의 꽃’, 상임위원장은 누구
더민주에선 새로 ‘야당 몫’으로 가져간 예결위원장에 초점이 모아진다. 정부 예산을 관장하는 핵심 상임위원장으로, 안민석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가습기살균제특별법을 다룰 복지위는 양승조, 국토위는 조정식, 외통위는 심재권 의원이 유력한 위원장 후보다.
‘여당 법사위원장’에는 새누리당 여상규·홍일표 의원 등 판사 출신 3선 의원들이 거론된다.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다룰 경제 상임위는 기재위에 이혜훈·이종구, 정무위에 김용태·이진복 의원 등이 위원장 물망에 올라있다. 운영위는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겸직하는 관행에 따라 정진석 원내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2명의 3선 의원이 교문위(유성엽), 산자위(장병완)를 나눠 맡기로 내부 정리가 이뤄졌다.
■여, 양보인가 현실적 선택인가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의장 사수 원칙’ 포기를 “통 큰 양보” “고뇌에 찬 결단” “용단”으로 표현하며 야당에 ‘양보’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정작 당 안팎에선 ‘현실적 선택’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 2당은 ‘국회의장 자율투표’를 당론으로 정해 압박수위를 끌어올렸다. ‘총선 민심’에 따른 원내 1당 국회의장이라는 명분도 내세웠다. 여당이 무소속 당선자 복당 시기를 원 구성 이후로 미룬 만큼, ‘여소야대’ 국회에서 현실적으로 국회의장직을 사수할 뾰족한 수도 없었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장 사수’ 원칙을 둘러싼 당내 회의적 분위기와 함께 야당이 집중 제기한 ‘청와대 개입설’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