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출신 이정현의 여당 대표... 이정현의 정치 역사

[이정현 / 새누리당 대표 (어제) : 비주류. 비 엘리트. 소외지역 출신이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입니다." "저는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 노래 말처럼 모두가 등 뒤에서 비웃었지만 저희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호남 출신 이정현 의원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이 어제 연출됐습니다.


당 사무처 직원에서 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31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려 16번의 승진 끝에, 사상 처음으로 여당 대표로 선출된 건데요.


이정현 신임 당 대표, 그는 어떤 인물인지 짚어봤습니다.


다소 촌스럽고 독특한 말투로 먼저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정현 신임 대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 역시 독특합니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일 때 당시 민정당 구용상 의원에게 "정치를 똑바로 하라"라는 항의 편지를 보냈는데요.


이에 대해 "함께 일해보자"고 답을 받으면서 1985년 민정당 말단 당직자로 첫 발을 내딛습니다.


이정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데요.


그가 박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 역시,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그의 성격에서 비롯됩니다.


"한나라당이 호남을 소홀히 대했다"


12년 전, 2004년 광주 총선에서 낙마한 이정현 후보가 박근혜 당 대표에게 한 말입니다.


낙선을 위로하는 식사자리였다고 하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이 말을 듣고, "어쩜 그리 말을 잘하세요"라고 하면서 그 이후, 이정현 의원을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에 임명합니다.


여당에서는 호남 출신이라서 야당에서는 여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했던 '미운 오리'였던 이정현 의원은 박 대통령과 만나면서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그 뒤, 줄곧 박 대통령의 대변인 격 역할을, 2007년에는 경선 후보 캠프 공보 특보로, 2012년 대선에는 박근혜 대선 후보 공보단장을 맡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합니다.


당시, 이정현 의원은 346쪽에 달하는 '박 대통령 어록집'을 냈다고 알려졌습니다.


[김광덕 /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 : 굉장히 밑바닥부터 시작했지만 굉장히 성실하고 부지런해요. 부대변인 할 때 우리가 밤에 저녁 식사를 하거나 이렇게 해 가지고 당사에 다시 들어가 보면 대변실 안에서 막 치고 보고 메모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분도 보니까 깨알 같은 메모를 많이 했고.]


김문수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이 영입 제안을 했지만, 이정현 의원을 흔들리지 않고, 박 대통령 옆을 지켰습니다.


그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까지 오르게 됩니다


[이정현 / 당시 새누리당 대표 후보 : 저는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을 섬기는 마음을 키우기 위해서 자전거를 탔고, 마을회관에서 잤고, 이장집에서 밥을 얻어 먹고 그리고 여러분 보다시피 바로 이 점퍼를 입고 여러분 저는 온 국민과 함께 누볐습니다.]


지난 7월, 경남 창원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연 자리에서 이정현 대표는 과감히 옷을 벗어 던집니다.


36도의 폭염이 닥친 그 날, 점퍼 차림으로 등장한 이정현 후보.


연설 내용 만큼이나 행동 역시 과감한데요.


[이정현 / 2014. 7.30 재보선 당선 소감 : 지역 구도가 무너지고 깨지는 그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실 것을 간곡하게 호소를 드립니다.]


2년 전, 지역주의를 깨뜨리고 순천, 곡성 호남지역에서 재보선에 당선될 때부터 시작한 '자전거 유세' 또한 유명합니다.


반팔 차림으로 밀짚 모자를 쓴 채, 자전거를 타면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친근해 보이는데요.


지난 총선에도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자전거 유세를 이어갔고, 순천만 갈대도 베고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친화력을 과시합니다.


결국,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가운데 이른바 여당 불모지에서 살아 돌아왔습니다.


감정에 호소하며 힘차게 얘기하는 그가 말하는 방식을 두고 '기차화통 화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의 화법은 때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KBS 전 보도국장이 세월호 보도 통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일면서 한때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섬기는 리더십'


이정현 신임 당대표가 슬로건으로 내건 말입니다.


국민을 잘 섬긴다는 말인데 국민들은 또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어떻게 섬길 것인지,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 박 대통령과 첫 오찬 회동이 예정돼 있는데 어떤 모습이 연출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홍국 / 경기대 겸임교수 : 친박과 비박 간에 경쟁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또 당의 정권 재창출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을 유지하려는 흐름과 새롭게 당의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그런 새로운 주자들의 흐름이 끊임없이 부딪히고 마찰을 하면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나갈 겁니다.]


사실상 '친박 완승'으로 끝난 새누리당 전당대회.


계파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지도 관심입니다.


자전거 하나로 집권 여당 대표의 자리까지 올라간 이정현 의원.


박 대통령의 남자에서 당 대표로 어떻게 거듭날지, 그가 이끄는 새누리당의 앞날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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