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터키의 도모...시리아 정책 주목

러시아와 터키 두 나라 대통령은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친목을 과시하며 서방을 압박하고, 실리도 도모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나는, 전 세계에, 우리가 친구로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대놓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후 대대적 숙청에 대한 서방의 비난을 잠재우고,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송환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형성된 반(反)러시아 구도에서 '내 편'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뉴욕타임스는 '왕따(고립된) 푸틴과 에르도안이 서로 가까워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자신들이 고립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예측대로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친밀함을 과시했지만 발언에서는 미묘한 수위 차가 감지됐다.


에르도안이 더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면 푸틴은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대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 친구 푸틴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양국 관계가 전보다 더 강력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선순위는 양국 관계를 위기(러시아 전투기 격추사건을 뜻함)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터키가 '관계 전면 복원'을 강조했다면, 러시아는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몸이 단 터키로부터 실리도 챙겼다. 서유럽으로 가스관을 연결하는 '스트림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터키 첫 원전이 될 '아쿠유 프로젝트'엔 전략적 투자 지위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정작 큰 관심을 끈 시리아 내전 의제는 구체적인 논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의문이 일고 있다.


양측은 '시리아 문제는 별도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답변 외에 상세한 언급을 피했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민감성을 고려해 제외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리아와 900㎞에 이르는 국경을 접한 터키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격퇴전을 벌이는 서방을 지원하고 있고, 시리아 내전 구도에서는 반(反) 시리아정권 진영에 속해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러시아가 터키의 대(對) 시리아 정책 전환을 끌어낸다면, 시리아 내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기대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키에 시리아 정책 변화를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8일 보도된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리아가 쪼개지는 것을 원치 않고 아사드가 물러나기를 바란다"면서도 "시리아 문제를 풀기 위해 러시아와 터키가 상호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터키 제재가 단계적으로 해제될 것으로 알고 있고, 터키의 시리아 정책이 더욱 건설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제재 해제와 터키의 시리아 정책을 연계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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